오수경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무명 가수'라는 콘셉트가 프로그램을 향한 궁금증을 자극했다고 밝혔다. 오 칼럼니스트는 "'무명의 가수'라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물론 무명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다소 논쟁적일 수는 있지만, 이름보다는 음악을 앞세울 수 있었던 포맷이었던 것 같아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이들의 면면은 가지각색이었다. '슈퍼스타K', 'K팝스타',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 '보이스 코리아', '팬텀싱어' 등 오디션 출신 참가자부터 인기곡을 보유한 걸그룹과 얼굴 없는 가수 등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인디, 포크, 록, 헤비메탈, 발라드, 댄스 등 참가자들의 주 장르도 다채로웠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굉장히 특이한 오디션이다. 보통 오디션은 대부분 비슷한 장르로 구획되거나 힙합이면 힙합, 아이돌이면 아이돌 등 이렇게 비슷한 위치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공정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같은 부류 안에 있으니까. 그런데 '싱어게인'은 결승전에 선 참가자만 봐도 면면이 다양하다"라고 평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얼마나 들을 만하고 볼 만한 무대를 만들어 내느냐인데, '싱어게인'은 심사위원단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수준 높은 무대로 초반부터 화제 몰이를 했다.
초대 우승자가 된 30호 가수 이승윤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치티 치티 뱅뱅'(Chitty Chitty Bang Bang), '게인 주의', '소우주', 누구 허니(30호 이승윤-63호 이무진)의 '연극 속에서', 29호 정홍일의 '못다핀 꽃한송이' 등의 무대는 9일 네이버TV 기준 누적 조회수 50만 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63호 가수 이무진의 '누구 없소', 55호 가수 하진의 '위 올 라이'(We All Lie), 59호 가수 크레용팝 초아의 '빠빠빠'도 '싱어게인'의 화제성을 높이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이한 오디션"으로 설명된 '싱어게인'의 특성은 심사위원단과 MC에게서도 묻어났다. 어쩔 수 없이 매회 탈락자가 나와야 하는 시스템이었음에도, '싱어게인'은 출연자 간의 경쟁이나 승패의 냉엄함을 강조하지 않았다.
오 칼럼니스트는 "'싱어게인의 최대 매력은 '공감'이 아닐까 싶다. 매주 탈락자가 발생하고 1등을 정해야 하기에 냉정할 수밖에 없는 오디션의 세계에서 기존 오디션 흐름과는 다른 결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MC 이승기씨는 기계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기꺼이 출연자들의 '팬'이 되어주는 역할을 했다. 심사위원단도 평가자보다는 선배 혹은 동료 뮤지션으로서 조언하고 격려했던 게 오디션의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무명' 가수들을 응원하며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아니었다 싶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