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지난 3일 무고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2018년 9월 13일 영화제작사 ㄱ의 대표 A씨를 경찰에 허위 내용으로 고소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씨는 2014년 6월 30일쯤 ㄱ사와 "'OOOO' 시나리오 각본에 대한 모든 권리를 1억원에 양도한다"는 '각본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에 ㄱ사 대표 A씨는 이씨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송금했다.
그런데 이씨는 2018년 2월 5일쯤 또 다른 영화제작사 ㄴ과 "'OOOO' 시나리오에 관한 지적재산권을 ㄴ사에 귀속시키고, ㄴ은 이씨에게 집필료 1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표준 원작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 5천만원을 지급받는다. 이미 시나리오에 대한 권리를 ㄱ사에 양도해놓고도 다른 영화사와 계약한 셈이다.
이후 ㄴ사가 'OOOO'을 영화로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자 ㄱ사는 해당 시나리오에 대한 권리가 자신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ㄴ사를 상대로 영화 제작·촬영·상영·배포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2018년 7월 23일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ㄴ사가 이씨에게 항의를 했고, 이씨는 A씨를 사기·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2014년 맺었던 '각본계약서'를 경찰에 제출하자, 이씨는 A씨가 해당 각본계약서를 위조·행사했다는 취지로 추가 고소했다.
이씨 측은 "각본계약서는 위조된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본인으로서는 위조된 것으로 믿었던 것이므로 A씨를 무고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 판사는 "이 사건 각본계약서에는 피고인의 인감이 날인돼 있고, A가 임의로 피고인의 인감을 날인했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며 "A를 무고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OOOO' 시나리오에 관한 권리를 ㄱ사에 양도했음에도 자신이 여전히 그 권리를 보유하는 것처럼 행세했다"며 "A가 이를 문제삼자 오히려 A를 무고하기에 이르렀는바, 범행 경위 등을 감안할 때 죄질이 매우 무겁다. 피고인은 여전히 A를 비난하기만 할 뿐,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아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