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졌지만' 삼성, 확실한 김시래 효과에 위안

삼성 가드 김시래가 8일 KCC와 홈 경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잠실=KBL
비록 졌지만 '김시래 효과'는 확실했다. 서울 삼성이 정통 포인트 가드의 합류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전주 KCC의 시즌 5차전이 열린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경기 전 삼성 이상민 감독은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가드 김시래(32·178cm)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고의 가드 출신인 이 감독답게 정통 포인트 가드의 합류가 반가웠다. 이 감독은 "앞선 LG와 경기에서도 시래가 들어오면서 해주는 게 정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아직 호흡을 맞춰야 하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시래는 지난 4일 LG에서 테리코 화이트와 함께 삼성으로 이적했다. LG는 이관희와 케네디 믹스를 대신 받았다. 이후 김시래는 6일 곧바로 친정팀 LG와 창원 원정에 나서 4점 8도움 5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 감독은 "리딩과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 전개까지 김시래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김준일 등 빅맨을 이용한 2 대 2 공격에서 파생 효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임동섭 등 슈터까지 살릴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오길 바란다"고 한껏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과연 김시래는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적 뒤 첫 경기였던 LG와 원정 때보다 팀에 적응한 듯 더욱 활발하게 삼성 공격을 이끌었다. 팀도 김시래의 가세로 한층 더 빨라진 경기력을 펼쳤다.

삼성 김시래가 8일 KCC와 홈 경기에서 3쿼터 송교창의 수비를 뒤로 한 채 골밑슛을 넣고 있다. 잠실=KBL
전반부터 삼성은 4개의 속공으로 1개에 그친 KCC를 압도했다. 김시래가 그 중심에 섰다. 김시래는 전반에만 4점 6도움으로 51 대 42 리드를 이끌었다. 2쿼터 중반에는 절묘한 패스로 화이트의 노 마크 골밑슛을 도왔다.

패스가 원활하게 돌자 외곽슛도 순조롭게 터졌다. 삼성은 임동섭의 2개 등 7개의 3점포로 5개에 그친 KCC와 외곽 대결에서 우위에 섰다. 3점슛 성공률도 47%로 31%의 KCC를 크게 앞섰다.

KCC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열을 정비해 후반에 나선 KCC는 3쿼터 송교창의 덩크 등으로 1분 30초 만에 5점 차로 추격했다.

이때 김시래가 다시 힘을 냈다. 날렵한 돌파와 상대 장신을 뒤에 둔 채 절묘한 골밑슛을 넣으며 분위기를 바꿨고, 빠른 패스로 장민국과 아이재아 힉스의 3점포를 어시스트하며 리드를 이끌었다. 삼성은 3쿼터를 69 대 60으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았다.

KCC 타일러 데이비스(34번)가 8일 삼성과 원정에서 김시래와 리바운드를 경합하고 있다. 잠실=KBL
하지만 삼성은 4쿼터 골밑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힉스(202cm)의 파울 트러블로 화이트(192.3cm)를 기용해야 했던 삼성은 라건아(199.2cm)를 앞세운 KCC의 맹공에 4쿼터 3분 32초 만에 73 대 73 동점을 허용했다. KCC는 삼성의 더블팀 수비를 정창영, 김지완의 3점포로 깼다.

이어 KCC는 타일러 데이비스(208cm)를 앞세운 집요한 골밑 공격으로 리드를 잡았다. 삼성은 김준일(201cm)이 종료 3분 42초 전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힉스마저 4반칙에 몰린 삼성은 더욱 골밑 열세에 몰렸다.

결국 KCC가 88 대 83, 4쿼터 대역전승을 거두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26승 12패로 2위 울산 현대모비스(23승 15패)에 3경기 차 1위를 유지했다. KCC는 리바운드에서 36 대 28로 삼성을 압도했다.

삼성은 17승 21패로 7위에 머물렀다. 김시래는 양 팀 최다 11도움(4점)으로 분전했지만 이적 뒤 아쉬운 패배를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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