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뚜벅이' 종료 직후 김진숙 복직 교섭, 성과없이 결렬

8일 기독교회관서 20분간 면담…"사측 입장 전혀 진척 없어"
김호규 위원장 "사측, 진정성 있는 태도 필요…위로금 부적절"

'복직 기원 희망뚜벅 행진' 마지막날인 지난 7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한 노사 협상이 8일 또다시 결렬됐다. 지난해 말 복직을 요구하며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약 400km의 도보행진에 나선 김 지도위원이 '희망뚜벅이' 여정을 마친 지 하루 만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등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논의하기 위해 2차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에서는 성경철 부사장과 노무 담당 박찬윤 상무가 참석했고, 노조 측에선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약 20분간 면담을 진행했지만, 지난 4일 1차 교섭에 이어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원래 지난 5일 재교섭을 하기로 했었다. 사측이 '주말 동안 입장을 정리해보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해서 오늘 하게 된 것"이라며 "지난 논의 당시 쟁점에 대해 그나마 추가된 안(案)이 있을 줄 알았는데 기존 안과 비교해 전혀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그간 주장해온 바와 같이 김 지도위원의 '재입사'와 위로금 8천만 원을 재차 협상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조는 김 지도위원에 대한 '부당해고'를 인정하는 의미에서 복직과 해고기간에 준하는 임금, 사측의 사과 등을 요구해왔다.

김 위원장은 "저희는 명확하게 '복직'이 명시돼야 한다는 거고, 회사는 김 지도위원이 복직하게 되면 법률상 추가권리를 요구할 수 있으니 그런 표현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복직으로 인한 추가 소는 제기하지 않겠단 이야기까지 구두로 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이 (협상안에) 진정성이 담긴 내용을 담는다고 하면 구체적 수위는 교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모금 방식으로 적선하듯 하는 방식은 옳지 않고, 법인이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며 "외형상 취업규칙 위반을 (해고사유로) 들지만 노조 탄압 성격이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거다. '위안부' 문제가 일본이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사가 추가교섭에 대한 이야기 없이 이날 논의를 마무리 지음에 따라, 당분간 재교섭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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