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50)씨는 최근 웹 브라우저인 엣지를 실행했다가 깜짝 놀랐다.
엣지에서 여자 연예인을 검색하기 위해 연예인 이름을 쓰는 순간 여성의 몸매를 표현하는 비속어 등과 같은 음란성 문구들이 자동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김씨는 설마 하며 다른 연예인의 이름을 입력했지만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낯부끄러운 키워드가 계속 노출됐다. 김씨는 혹시나 자신에게만 이렇게 뜨나 싶어 지인 등을 통해 확인해보니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김씨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만든 브라우저에서 낯 뜨거운 연관검색어가 뜨는 등 이렇게 허술하게 작동할 줄 몰랐다"며 "아들과 함께 있어 더 민망했다"고 말했다.
국내 데스크톱의 운영체제 점유율만 90%에 달하는 윈도우에는 엣지 브라우저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하지만 엣지의 검색어 창에서는 여자 연예인의 성(性) 관련 자동완성 검색어가 필터링 없이 버젓이 노출되고 있다.
남자 연예인의 경우도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가 함께 노출되는 등 성희롱성 문구가 자동완성으로 검색되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의 이름을 입력만 해도 음란성이 짙은 키워드가 자동완성 검색어로 따라붙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의 연관검색어를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하지만 해외 포털 등의 경우 이 기구에 가입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수정을 하지 않는 이상 삭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는 "이용자들이 검색한 검색어 위주로 노출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한 사업자의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색어 내용 자체가 연예인들의 인권침해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대로 검색어가 노출되는 것에 대해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 관계자는 "일단 문제가 되는 부분을 파악했다. 원인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