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 서민 노린 지역주택조합 사기…125명·60억 편취

檢, "업무대행사 회장 등 11명 불구속 기소"
"아파트 저렴하게 건설해 분양해 줄 것처럼 속여"
"125명, 60억 편취…허위용역비, 중복용역비도"
"법인 자금 빼돌려 임의로 사용"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
아파트를 건설해 저렴하게 분양해 줄 것처럼 속여 125명으로부터 약 60억 원을 편취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사,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건설범죄형사부(부장검사 박하영)는 5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 회장 A(59)씨와 용역업체 회장 B(64)씨 등 8명을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를 받는 추진위원회 관계자와 업무대행사 관계자 3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A씨 일당은 지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피해자 125명으로부터 아파트를 저렴하게 건설해 분양해 줄 것처럼 속인 뒤 조합 가입비 등 명목으로 60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위해 토지 매입율을 부풀렸고, 지구단위계획 동의율, 시공 예정사 조건 등 사업 현황도 속였다.

이들은 허위용역비와 중복용역비를 신탁사로부터 지급받아 추진위원회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법상 배임)도 받는다. 2015년 1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조합원을 모집하지 않았음에도 모집수수료 명목으로 15억 원을 받았다.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는 PM(Project Management)용역을 수행하지 않았는데도 용역비 명목으로 12억 원을 받았다.


A씨 일당은 업무상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사, 용역업체에서 법인 자금 50억 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B씨는 이 중 상당 부분인 43억 6천만 원을 개인 채무 변제, 명품 구입 등을 위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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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A씨에게는 추진위원회를 이용해 잇속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업무상 배임 혐의가 추가됐다. A씨는 지난 2015년 11월 실체가 없는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부동산개발 사업을 '사업권'으로 평가해 추진위원회에서 양수받게 했다. 추진위원회는 15억 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

또 2016년 2월에서 7월 사이에는 별도로 진행하는 다른 사업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자들에게 조합원 가입 계약을 할인 제공해 추진위원회에 10억 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핵심 피고인 A와 B는 제3자를 용역업체 또는 업무대행사 대표로 내세우거나 중간에 법인을 폐업하기도 하는 등 배후에서 본건 범행을 주도해 왔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이 수사기관에 노출되지 않는 5년 동안 조합원을 모집해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무주택 또는 소형주택 보유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자격은 무주택자 또는 85㎡ 이하의 소형주택 보유자에게 주어진다.

검찰 관계자는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서민들의 심정을 악용해 대규모 피해를 양산했다"며 "피해재산이 최종적으로 조합원들에게 반환될 수 있도록 범죄수익환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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