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63억?'…교수 임금 소송에 고민 빠진 동아대

1심 패소에 따른 임금 지급 추정치 최대 263억원
소송 미참여 교원에까지 모두 소급해 적용한 금액
학교 측, "내부 추정치일 뿐…항소심에 집중하겠다"

동아대 승학캠퍼스. 동아대학교 제공
교수들과의 미지급 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부산 동아대학교가 판결 확정 시 지급해야 할 임금 예상액이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나오자 고민에 빠졌다.

동아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동아학숙은 지난해 교수 140여명과의 미지급 임금 지급 소송 4건에서 모두 패소했다. [관련기사 20.12.29 노컷뉴스=동아대 '미지급 임금 소송' 1심서 교수 승소]

1심 법원은 학교 측이 교수들에게 국립대학 교원 봉급표에 준해 임금을 지급하다 지난 2014년부터 동의 없이 임의로 임금을 동결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학교법인에 지급을 판결한 금액을 모두 합치면 43억여원에 달한다.


이후 학교는 1심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즉 학교가 최종 패소할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교수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내부적으로 산출했다.

동아대에 따르면, 학교가 소송에 참여한 교원 200여명과 그렇지 않은 교원 450여명 등 교원 모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산출한 결과, 최대 263억원이라는 예상치가 나왔다.

동아대는 학교가 소송에서 패소한 경우 교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 기준을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한 금액이 263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대 관계자는 "임금 단기채권소멸시효가 3년인데,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소 제기 시점부터 시효가 중단돼 만약 최종 승소하면 소송 기간에 대해서도 상승분을 적용해 차액을 모두 받을 수 있다"며 "반면 소송을 하지 않은 사람은 최종 판결 시점에서 시효를 계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송을 하지 않은 사람이 금액을 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소송 참여 여부에 따라 금액이 달라져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학교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이들에게도 똑같이 모두 소급해 지급하는 것을 예상한 금액이 263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소송 패소 시 최대 수백억대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예상이 나오자 동아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현금 유동성이 악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 금액을 모두 지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1심에서 승소한 교원들이 해당 임금에 대한 가집행을 청구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학교 통장에 있던 51억원 가량이 압류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이 금액을 공탁해 강제집행은 막았지만, 만약 법원이 공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이번 달 교원 급여 일부를 제때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대는 아직 미지급 임금 지급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진행 중인 소송에서 학교 측 입장을 소명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아대 관계자는 "기본급만 지급하는 국립대와 달리 동아대는 기본급 외 상여금이나 근속수당 등도 임금 개념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고, 직원 임금교섭에 따라 교원 임금도 관행적으로 인상해왔음에도 1심에서는 국립대학 봉급표에 준해 지급했는지만을 놓고 판단해 아쉬움이 컸다"며 "항소심에서 이런 부분을 주장해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63억원은 말 그대로 예상 금액으로, 소송이 진행 중인 현시점에서는 이 금액을 모두 지급할지 말지를 미리 말할 수 없다"며 "소송이 모두 종료된 시점에서 협의 여부나 대책 등을 논의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에 대한 별도 방안 등은 결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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