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결코 떠벌이가 아니었다. 상대를 철저히 분석했고 벌처럼 정확한 펀치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최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대여 공세를 보면 이와 반대다. 벌처럼 날아 나비처럼 쏘고 있다.
정부여당을 향해 열심히 주먹을 날리지만 맞아나가는게 없다.
법무당국이 지난 2019년 3월 김학의 전 차관의 출국을 긴급하게 저지한 과정은 누가 봐도 법률적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아무리 범죄자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공문서를 위조하고 행사해 범인을 잡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쁜놈을 나쁜짓으로 때려잡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나쁜놈이 좋은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출금 과정의 위법성 논란에도 김학의 전 차관은 심야에 해외도피를 시도한 성범죄자와 뇌물사범일 뿐이다.
때문에, 국민여론은 법무부의 불법 출금을 비난하면서도 이를 정치쟁점으로 삼는 것이 불편하다.
여당을 비난하지만 이를 공격하는 국민의힘에 박수를 쳐주지 않는 이유다.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주는 문제는 이미 김영삼 정권 때인 1994년부터 제기된 사안이다.
북한에 경수로 지원을 해주겠다고 나섰다가 3조원을 날렸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도 꾸준히 북한에 발전소 지원 문제를 제기해왔다.
미국의 동의 없이는 진행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을 여당도 알고 야당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뒷거래가 있다고 계속 몰아붙이면 결국 색깔론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색깔론은 보수에게 한때 전가의 보도였지만 무딘 칼이 된지 오래다.
최근 치러진 4번의 전국 선거가 이를 입증한다.
그런 김종인 위원장이 북한원전으로 색깔론을 들고 나온게 아이러니다.
김학의 불법출금이나 북한원전 지원 의혹은 여당에게 타격은커녕 국민의힘에게 정치적 실익이 별로 없어 보인다.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에 대한 맞불로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내밀었다가 자가당착이라는 내부 우려가 쏟아지자 슬쩍 물린 것도 신중치 못한 처사다.
차라리, 국민세금을 펑펑 써대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견제하는 것이 대안정당으로서의 믿음직스런 모습이다.
아웃복서인 알리는 나비처럼 사뿐사뿐 링을 밟으면서도 상대의 허점이 보이면 매섭게 달려들어 벌처럼 주먹을 날렸다.
국민의힘의 최근 공세는 대부분 오픈블로(open-blow)에 그치고 있다.
맞아도 별 타격이 없다. 괜히 허공에 주먹질 해봐야 팔만 아프고 힘만 빠진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사안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