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등 남부권 10개 공항 노동자 10일부터 총파업

공항노조 "처우 개선·남부공항서비스 대표이사 사퇴" 요구
조합원 90.7% 파업 찬성…10일부터 공항 10곳 717명 무기한 파업

3일 낮 12시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청사 앞에서 전국공항노조 노조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진홍 기자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처우 개선과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전국공항노동조합은 3일 낮 12시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내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대표이사의 독선적 경영으로 기본적인 노동3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약에 따라 지난해 전환 채용된 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남부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시국에도 각 공항에서 제대로 된 보호 장치 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최상의 여객서비스를 제공했다"며 "하지만 사측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 제시한 임금안은 최저임금 수준인 185~195만원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남부공항서비스는 한국공항공사와 시설 월 220만원, 운영 206만원, 미화 200만원으로 계약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시설 195만원, 운영·미화 185만원 임금을 제시했다.

또 임금 인상 요구에 사측은 2.4% 수준 인상을 제시했는데, 이는 공항공사가 설계한 약 8% 인상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처우 개선과 함께 남부공항서비스 조영진 대표이사의 사퇴와 전문 경영인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정치인 출신 조영진 대표이사는 무분별한 인사 단행과 독선, 독재로 회사를 경영하며 직원은 물론 노조 간부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고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만들어 결국 노동자들은 설날에 가정을 뒤로한 채 외로운 파업투쟁을 강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3일 낮 12시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청사 앞에서 전국공항노조 노조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진홍 기자
이어 "공항 이용이 많은 시기에 국민 이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면서까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감수하며, 여건이 비슷한 수많은 공기업 자회사를 대신해 국민에게 호소한다"며 "더는 정부의 무분별한 낙하산 보은 인사로 자회사가 멍들지 않고, 형식만 갖춘 일자리 창출이 아닌 먹고 살 수 있는 현실적인 일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전국공항노조 이성훈 남부본부장은 "대표이사는 노동자 소통을 거부하고 간담회는 본인만 얘기하는 자리로 만들었으며, 단체교섭에 나오지 않고 자료제공도 거부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왔다"며 "우리는 회사가 줘야 할 정당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할 뿐이며, 대표이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뒤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전국공항노조는 노동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남부공항서비스 조합원 90.7%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을 비롯해 제주·포항·대구·울산·무안·여수·광주·사천공항과 울진비행장 등 남부권 공항 10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717명이 오는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 참가 노조원들은 각 공항에서 정비, 기계, 통신 등 시설 관리와 활주로 정비, 미화, 주차 등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이다.

노조는 4일부터 김해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하는 한편, 9일부터 결의대회를 진행한 뒤 10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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