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어 이석희까지…SK하이닉스 내홍 잦아들까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PS(초과이익배분금) 명목으로 올초 책정한 성과급을 놓고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동종업계와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PS 책정 기준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지난해 연봉(약 30억원 안팎)을 반납하겠다고 한데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임직원들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나 내부 불만이 쉬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의 발단은 이렇다.


SK하이닉스의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실적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초에는 PS를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기 진작 차원에서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을 줬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특수로 비대면 수요가 폭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4% 증가한 5조원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그래서 올 초에는 PS가 책정됐는데, 연봉의 20%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사달이 났다.

호실적을 거둬 받은 PS가 2019년 실적부진 때 받은 '특별 기여금'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석희 사장은 "우연찮게도 2년 연속 지급 규모가 같게 나왔는데 구성원들이 2019년의 격려금과 2020년의 PS가 같다는 걸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2019년과 2020년의 지급 기준이 달랐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성과급이 연봉의 47%인 것과 관련해서도 "경쟁사 또는 반도체 업종의 타사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회사마다 영업이익과 수익구조, 투자와 금융비용 등 항목별로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오해를 풀고 신뢰를 다시 쌓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어려울수록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며 "올해는 연중에 성과급 예상 수준과 범위에 대해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SK하이닉스 노동조합 소속 일부 직원들은 지난 1일 경기도 이천캠퍼스 본사에서 진행된 M16 팹 준공식 현장에서 성과급과 관련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최태원 SK 회장은 "직원들의 성과급 관련 불만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연봉을 전부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경력직 채용에 나서자 SK하이닉스 일부 직원들의 동요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이직을 얘기하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인재 지키기'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 경영진도 진정성있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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