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전시'한 日지자체장 퇴출 서명 조작…당국, 형사고발

"아이치현 지사 퇴출 서명 83%가 동일인 서명 등으로 무효"
오무라지사,"일본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

2019년 8월 3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객 등이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 공공시설에 처음으로 전시한 행사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반발해 이뤄진 아이치현 지사 주민소환운동에 조작 흔적이 발견돼 당국이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에 대한 해직을 청구하는 서명 운동으로 제출된 43만여명의 서명 가운데 약 83%가 동일한 필적 이나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의 서명 등으로 무효인 것으로 의심된다는 조사결과를 1일 발표했다.

선관위는 제출된 서명중 약 36만2천개가 무효로 의심된다고 판단했으며 이 가운데 90%는 여러 사람이 반복해 서명한 것으로 의심된다.

또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의 서명도 약 48%인 17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는 이들을 지방자치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는 "이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사태이며 일본의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하고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명을 주도한 극우 인사들은 조작 혐의를 부인하면서 법정에서 이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무라 지사에 대한 해직 청구는 지난 2019년 열린 예술행사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중 하나인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대한 불만으로 보수.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는 일본 공공시설의 전시회로는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는데 우익세력의 반발과 협박으로 전시가 중단되기도 했다.

해직청구서의 서명 대부분이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오무라 지사를 부당하게 몰아내려고 했던 세력의 정체가 드러날지 관심이다.

한편 소녀상이 전시됐을 때 정부 보조금 중단을 시사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일본 정부는 이번 서명 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일이라 언급을 삼가겠다는 입장만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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