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50명 찬성했는데…친이재명계 핵심들은 모두 불참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소속 의원 161명은 지난 1일, 이른바 '사법농단'에 연루된 부산고법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안을 공동 발의했다.
161명 중 민주당 의원만 150명이다. 민주당 의원 174명 중 24명만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불참한 의원들 중 정성호, 김영진, 이규민 의원 등 이재명 지사와 친분이 깊은 민주당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실상 당론 성격으로 발의한 탄핵안과 이재명 지사와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으면서 나름의 사정에 대해 얘기했다.
친 이재명계이자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지난달 28일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대표해 우려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민생입법에 집중해야하는 시기에 법관탄핵 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취지였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사법농단을 주도한 분들은 당시 대법원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이었다. (그 밑에 있던) 임 판사 등은 아주 작은 한 부분인데, 자칫 이게 사건의 전체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이 지사와 친분이 있는 이규민 의원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판사 탄핵안에 서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핵안 막판 힘실어준 이낙연…사실상 당론 발의
실제 정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민주당과 정부가 2차 재난재원금을 선별 지급하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자 각각 "선별적 지원의 후과가 걱정된다", "줄곧 전국민 지원을 주장해왔던 터라 많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전국민 보편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지사와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법관 탄핵안은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공동 발의했다. 처음엔 탄핵 시기, 실효성 등을 이유로 당 지도부에서도 반대 기류가 강했지만,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의총 직후 "판사의 위헌적 행위를 묵과하고 탄핵소추 요구를 외면한다면 국회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며 힘을 실어주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
국회의장 보고까지 마친 법관 탄핵안은 오는 4일 무기명투표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범여권 정당을 포함한 의원 161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만큼, 본회의는 무난히 통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