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윤 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을 형식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는 검찰청법에 따라 윤 총장의 인사 관련 의견을 듣고, 이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 때에는 사문화(死文化) 됐다는 평가가 나왔던 인사 절차를 강조한 셈이다.
박 장관은 "검찰청법의 입법 취지와 운영의 관행을 다 포함해서 보면 (의견을 듣는다는 건) 협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의견을 듣는다고 돼 있으니 법대로 충실히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형식적 의견 청취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윤 총장의 의견을 검토하겠지만, 그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박 장관이 현 정부 개혁 강경파와 윤 총장 가운데 어느 쪽과도 등을 돌리지 않는 신중한 방안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인사 폭을 최소화하는 사실상의 현상 유지를 통해 파열음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의 의견 교환을 위한 첫 만남은 이번 주 내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취임 인사차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선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관련 얘기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방명록엔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부의 노력,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