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 "日은 동반자 아닌 '이웃 국가'"…불편한 관계 반영?

"국방부 입장에선 동반자보다 이웃 국가 표현이 맞다"
초계기 사건·수출규제 조치 등 작용한 듯
북한 '적' 삭제도 유지…관련 내용 2018 국방백서와 동일
핵물질 보유량 그대로…영변 원자로 '스톱' 반영한 듯

국방부. 연합뉴스
우리의 안보환경을 평가하고 국방정책의 성과와 방향을 국민에게 알리는 2020년 국방백서에서 일본이 기존의 '동반자'가 아닌 '이웃 국가'로 평가됐다.

이밖에도 과거 여러 번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북한을 '주적' 또는 '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삭제도 유지됐다.

◇"국방부 입장에선 일본은 '동반자'보다 '이웃 국가'가 적절"

국방부는 2020 국방백서의 6장 3절 '국방교류협력 내실화 및 외연 확대' 에서 일본과의 국방교류협력에 대해 "일본은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2018 국방백서에서는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였다. 2년 만에 일본이 '동반자'가 아닌 '이웃 국가'가 된 셈이다.

이러한 변경의 배경에는 2018년 12월 벌어진 이른바 '초계기 위협비행 사건'과 함께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0 국방백서의 관련 내용에는 "2018년 12월 구조 활동 중이던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위협적인 근접비행, 그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인 언론 발표로 양국 국방관계가 난항을 겪었으며"라는 서술이 들어갔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도 "국방부의 입장에선 이웃 국가라고 표현하는 게 맞으며, 그 의미는 잘 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규제 이후 불편했던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방부 차원에선 이웃 국가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가 험악해지는 계기가 됐던 초계기 사건과 수출규제 문제가 표면상이든 실제로든 전부 안보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방백서는 "안보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어 우리에게 취한 수출규제 조치는 양국 국방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백서는 해당 부분의 맨 마지막에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현안문제에서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공동의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18 백서에서는 '공동의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표현 없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던 것과 약간 달라진 뉘앙스다.

◇이번에도 북한 '주적' 삭제…핵물질 보유량도 그대로

지난달 14일 열린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도열한 북한군. 뉴스1 제공
한편 2018 국방백서부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었는데 이는 2020 백서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2020 국방백서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했다. 이는 2018 국방백서의 관련 내용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고 같다.

국방부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협, 초국가적·비군사적 안보위협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기술됐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의 양에 대해서도 플루토늄 50여kg, 고농축우라늄(HEU) 상당량으로 2018 백서와 비교할 때 내용을 수정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플루토늄은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해야 나오는데, 그 동안 재처리 징후가 확인되지 않아서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영변의 5MWe 원자로가 2018년 이후로 현재까지 쭉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는데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고농축우라늄의 경우 상당량이긴 하지만 은밀한 시설에서 작업이 이뤄지며 정확하게 그 양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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