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몸값이 각각 55만 달러, 50만 달러다. 연봉 1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외인들이 즐비한 상황인 만큼 기대감이 다소 떨어진다. 물론 돈이 100% 실력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는 역시 돈, 몸값이 높을수록 경기력도 좋은 경우가 많다.
특히 킹험은 지난해 KBO 리그에서 실패를 맛본 바 있다. SK에서 단 2경기만 뛰었고, 2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팔꿈치 부상 여파 때문이었다.
그런 킹험을 한화가 영입한 것이다. 킹험이 SK에서 퇴출된 뒤 미국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화는 그의 등록 이름을 지난해 킹엄에서 킹험으로 변경했다. 새 출발을 하라는 의미였다.
에이스 역할을 하게 될 킹험의 부활은 무엇보다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수의 상태를 잘 파악해 얼마나 리드를 잘 하느냐에 따라 킹험의 재기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32)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최재훈은 1일 경남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첫날 인터뷰에서 "킹험에 대해 SK 이재원 포수에게 물어봤다"면서 "아파서 못 던졌던 부분이라 건강에 이상만 없다는 좋은 투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화는 팀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최재훈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어린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까닭이다. 최재훈은 "어린 선수들에게 '지난해 잘했다고 올해 똑같은 퍼포먼스를 낸다는 보장이 없으니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게 도움을 줘야 하고 더 공부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다. 최재훈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대박을 위한 FA로이드가 기대된다. 그러나 최재훈은 "FA 인식을 안 할 순 없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평정심을 찾으려 하고 있다. 이어 "주변에서도 많이 얘기하고 있어 부담은 되지만 FA 생각 안 하고 시즌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최재훈은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26경기 타율 3할1리 3홈런 36타점을 기록했는데 모두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최재훈은 "타자들은 3할을 치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시즌을 모두 치르면서 규정 타석을 채우는 것이 더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새 외인 투수와 어린 투수들.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한화 안방마님 최재훈이 올 시즌 어떤 살림 솜씨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