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왕조 공신' 정우람 "마음이 아프네요"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1일 스프링캠프 첫날 인터뷰에서 친정팀 SK와 관련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거제=한화 이글스
최근 프로야구의 최대 이슈는 단연 신세계 그룹의 SK 구단 인수였다.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는 지난달 26일 SK 구단을 1350억여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SK였기에 충격은 컸다. 예전 삼미나 청보, 태평양, 해태처럼 경영난에 시달려 어쩔 수 없이 구단을 팔아야 했던 사례와는 분명히 다른 경우였다.

프로야구를 통해 사업 확대를 노리는 신세계 그룹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신세계 그룹은 향후 돔 구장 등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이에 SK 구단 지분을 100% 보유한 SK텔레콤은 "야구단을 사랑해준 팬들이 있었기에 21년 동안 운영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아마추어 등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SK 선수단은 충격 속에 1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전지 훈련을 시작했다. 시범 경기부터는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가 정하는 팀명과 유니폼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 SK 선수단의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은 타 구단 선수가 있다. 바로 한화 마무리 정우람(36)이다.

정우람은 1일 경남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첫날 인터뷰에서 SK 매각과 관련해 아쉬운 소회를 털어놨다. 정우람은 "오래 몸담았던 팀이기에 추억도 있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없어지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SK 왕조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정우람의 모습. 자료사진=노컷뉴스
정우람은 2004년 SK에 입단해 왕조 시절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과 3번의 우승에 기여했다. 당시 필승조였던 정우람은 두 번이나 홀드왕에 올랐다. 2015년까지 10년 이상 SK 유니폼을 입고 뛴 정우람이다.

이후 정우람은 한화와 4년 84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하며 팀을 떠났지만 SK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었다. 이런 가운데 SK 구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만큼 긍정적인 방향을 봤다. 정우람은 "더 좋은 조건의 그룹에서 인수했으니 기대가 많이 된다"면서 "지나가는 것에 대해 연연하기보다 신세계에 좋은 그림을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다른 팀 사정에 더 이상 신경을 쓸 상황도 아니다. 한화는 지난해 역대 최장 타이인 18연패에 허덕이는 등 최하위에 머물렀다. 구단 최초 외국인 감독이 부임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서야 할 한화다. 정우람도 3승 5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으로 썩 좋지 않았다.

개인과 팀 모두 반등을 노린다. 정우람은 "2018년 세이브왕(35개)을 했는데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가능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분위기에서 도전하면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없지도 않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SK 왕조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정우람. 그가 건재를 과시하면 한화의 반등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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