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유불급 코로나 통제에 골머리…주목받는 상하이 핀셋방역

코로나 확산 공포에 춘제 이동 급감
일부 지역에선 사람들 못오게 이중삼중 규제
중앙정부 "새 규제 만드는 것은 방역 게을리 하는 것" 엄포
상하이시 요란하지 않게 코로나 통제 성공 주목

춘제 특별운송기간이 시작되였지만 썰렁한 안후이성 우후시의 기차역. 중국 온라인 매체 텅신망 캡처
지난 연말부터 베이징과 허베이, 동북3성에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올해 중국의 춘제 연휴는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할 것으로 보인다.

40일간의 춘제 특별운송기간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전국의 철도 여객은 887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분의 1에 그쳤다. 나흘째인 지난달 31일의 여객 수는 290만 명으로 작년보다 75% 줄었다.

중국에서 이미 예약한 항공권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려면 수수료 부담이 엄청난데 민항국이 지난주에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면서 항공편 운항이 절반 넘게 취소됐다.


중국 온라인 매체 텅신망 캡처
이 바람에 베이징에서 출발해 겨울철에 가장 인기있는 휴양지인 하이난으로 가는 항공편의 최저 가격이 700위안까지 내려갔다.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이맘때 베이징-하이난 노선의 최저가는 5100위안이었다.

교통운수부는 지난달 20일 17억 명이 춘윈 기간에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불과 8일 만에 11억 5천만 명이 이동할 것이라고 6억 명 넘게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지방정부와 매체들이 춘제 연휴 때 지방에 가지 말고 가급적 현재 있는 곳에서 명절을 보낼 것을 권고하면서 실제 이동인원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춘제때 고향 안가고 도시에 남겠다는 직원들. 인터넷매체 왕이 캡처
중국인들이 이번 춘제때 이동을 자제하거나 꺼리는 것은 지방마다 다른 방역 조건에다 하급 단위로 내려갈수록 더해지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27일 고시를 통해 춘제 기간에 고위험 지역 사람들은 이동을 금지하고 중위험 지역 사람들도 원칙적으로 현재 있는 곳에서 명절을 나도록 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 직원이 솔선수범해서 이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국무원은 특히 이 고시를 시행하면서 각 하급 단위에서 별도의 새로운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이런 지침은 먹혀들지 않는다. 고시가 성-시-현-진-촌으로 하달되면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씩 더 붙었다. 자신의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문책당할 게 두려워 고향을 떠났던 사람이나 외지인들이 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주민들이 지역단위를 압박해 조건을 까다롭게 내걸기도 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이 있는 가정의 문을 봉인한 모습. 신화통신 캡처
헤이룽장성 지시(雞西)시의 한 마을에서는 저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격리조치를 않는다고 밝혔지만 실제 귀향했을 때는 문을 봉인하고 외출을 금지했다. 그러면서 그 지역의 정책이라고 했다.

허베이성 롱야오라는 곳에서는 고위험 또는 중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21일 동안 시설에서 격리하고 저위험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은 핵산검사서와 소개편지가 있어야 하고 14일간 자택격리를 하도록 했다.

성(省)급 단위인 간쑤성도 저위험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에게는 도시로 가든 농촌으로 가든 상관하지 않고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3일 이내에 받은 핵산검사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베이징일보 캡처
이런 조치들은 7일 전에 받은 핵산검사 증명서가 있으면 귀향할 수 있고 귀향해서 14일간 건강관찰을 하도록 한 중앙의 고시와 어긋난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지방마다 다르고 특히 하급 단위로 내려갈수록 엄격해지자 할 수 없이 중앙정부가 다시 나섰다.

국무원 코로나19 방역통제기구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마음대로 외지인의 고향 방문을 막거나 저위험 지역 사람들에게 핵산검사를 요구하거나 격리하는 행위, 마음대로 자가 건강관찰 기간을 늘리는 행위 등 6가지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국무원 방역통제기구는 그러면서 정부가 정한 조치 외에 새로운 규정을 부과하는 것은 국가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방역을 게을리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상하이 주택가를 소독하는 방역요원들. 인터넷 경제매체 차이신 캡처
이런 들쭉날쭉한 방역정책과 달리 상하이시의 방역은 우리가 봤을 때는 상식적이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것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구 2500만의 중국 3대 도시 상하이시도 지난주에 16건의 현지 감염사례가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다른 도시 같으면 확진자가 나온 지역 뿐 아니라 인근지역까지 봉쇄하고 전체 주민에 대한 핵산검사를 하는 등 요란을 떨었지만 상하이시는 엄격한 조치 없이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신규 발생이 통제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중국 온라인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상하이시의 접근 방식은 간단했다. 감염자가 나온 동네만 폐쇄하고 감염위험이 있는 4만1000명에 대해서만 핵산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상하이 화산병원의 감염병 부서장인 장웬동은 상하이의 바이러스 통제 전략을 "중국 상점에서 쥐 잡기"라고 설명하며 "아무 것도 손상시키지 않고 쥐를 잡으려면 빠르고 섬세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이신은 중국이 공격적이고 단호한 대응을 통해 다른 국가보다 먼저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와의 전쟁이 계속됨에 따라 혼돈과 불필요한 비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정교하고 더 잘 설계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상하이시에서 해답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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