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는 고차 방정식… '투트랙 경선' 급물살 타나

금태섭 "제3지대 경선, 저한테도 좋지만 안철수도 유리"…2단계 단일화 시나리오
안철수 "야권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제 뜻에 동의한 것, 만나보겠다"
김종인 "일단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이뤄진 다음에"…단일화 교착 국면에 당 중진들 압박도

스마트이미지 제공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계속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예비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본경선 합류 티켓을 쥐는 상황,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제3지대 경선을 벌이는 구도까지 열려있다.

◇금태섭 "제3지대 경선, 저한테도 좋지만 안철수도 유리"…2단계 단일화 시나리오

서울시장 출마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 윤창원 기자
야권의 '2단계 단일화' 시나리오는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경선이라는 이름으로 제안한 1대1 경선을 안 대표가 받아들이면 성사된다.

금 전 의원은 지난 31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출될 3월 초까지 매주 한번씩 주제를 정해 4~5번 토론을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금 전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후보가 당연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태대로 가면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다음에 저와 안 후보, 국민의힘 후보까지 셋이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사이에 저나 안 후보는 유권자를 확장할 기회가 없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 전 의원은 "야권의 승리를 위해서는 지금 국민의힘 지지층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국민의힘에서도 중도에 있는 저나 안 후보가 힘을 합치기를 바라고 있다"고 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창원 기자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고 서로 간 존중해 야권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제 뜻에 동의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연락이 오면 만나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이해는 맞물리는 면이 있다.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상대적 열세인 금 전 의원 입장에서는 안 대표와 1대1 구도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 야권의 혁신을 어젠다로 제1 야당에 동시 견제구를 던질 수도 있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링 밖에서 외로운 행보를 하기보다는 경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2단계 경선에 나설 명분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야권이나 무당층의 표를 더 끌어모을 시간을 갖는 것이기도 하다.

금 전 의원이 CBS 인터뷰에서 "저한테도 좋지만, 안 후보 입장에서도 유리해진다"는 말을 한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김종인 "일단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이뤄진 다음에"…단일화 교착 국면에 당 중진들 압박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내심 이런 '3월 단일화 시간표'를 반기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 질문을 받자 "자기들끼리 하는 일이니 우리가 뭐라고 관여할 게 아닌 것 같다"면서도 "일단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이뤄지고 우리 당 후보가 선정된 다음에 단일화를 한다"고 했다.

예비경선 열차가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은 오는 3월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는 안 대표의 요구를 일축해 온 김 위원장은 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화 국면에 대해 당내 압박을 받아왔다.

안 대표의 입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통한 본경선 판 키우기를 모색해왔던 국민의힘 중진 일부는 오는 3일 김 위원장과 야권 단일화 방식을 두고 담판 성격의 논의 테이블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중진들과 만난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우리가 한목소리로 가야겠다"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져서도 안되고 이 문제를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까지도 "현재 경선 과정에서 우리 당이 아닌 딴사람이 껴 들어올 수는 없다"고 문을 굳게 닫은 상태다.

안 대표도 이날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입당 요구라기보다는 탈당 요구"라며 "공당의 대표를 탈당하라는 요구는 나중에 누가 통합 후보가 되더라도 야권 파이를 축소시키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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