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문젠 줄 알았더니"…'벌거벗은 세계사' 또 왜곡 논란

tvN 제공
tvN 강연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가 또다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박흥식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SNS에 올린 글에서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흑사병을 다룬다기에 어제 부분적으로 보고, 오늘 아침 재방을 다시 봤다"며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했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토) 밤 10시 40분 방송된 '벌거벗은 세계사' 4회에서는 중세 유럽을 휩쓴 페스트(흑사병)를 다뤘다.

박 교수는 이날 방송 내용을 두고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청취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 내용도 구성도 꽝이었다"며 "흑사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표였던가? 통계나 병인학적 측면에서도 최근 해석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카파 공성전에 대한 자료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 기록한 것이 아니고 신뢰할 수도 없는데, 마치 역사적 사실인 양 해석해 나쁜 것은 다 아시아에서 왔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착시켰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특히 "설민석이 문제인 줄 알았더니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문제인 듯하다"며 "이런 식으로 엉터리 역사적 주제를 전달하려면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옳다. 아니면 제목에서 세계사라는 단어만 빼서 역사를 다루는 방송이라는 오해를 막아야 할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다시 한 번 역사 왜곡 논란이 번지자 '벌거벗은 세계사' 측은 1일 해당 방송에 대해 "페스트와 관련된 내용을 의학사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방송 전 대본과 가편본, 그리고 자막이 들어간 마스터본을 관련 분야의 학자분들께 자문을 받고 검증 절차를 마친 후 방송했다"고 해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방송된 클레오파트라 편으로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려 사과했다. 이후 강연을 맡은 역사 강사 설민석이 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하차하면서 한 달여간 재정비한 뒤 이번에 방송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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