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와 지지율 측면에서 볼 때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후보들이지만 이들의 출마가 선거 판도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보수 진영 주자지만 입당은 'No'
금태섭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이제는 민주당 저격수를 자처할 정도로 입장이 달라진 인물이다.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당시 후보를 도왔다는 꼬리표도 힘들었지만, 검찰 출신으로 당론으로 정해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인해 당에서 쫓겨나듯 탈당을 한 탓이다.
친정이었던 민주당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독자적인 지지세력 구축 등 조직력이나 인지도 측면에서는 다른 주자들에 비해 다소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국민의힘으로 입당해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되기보다는 외곽에서 독자행보를 하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출마 선언 기자회견 중 안 대표를 향해 제안한 '제3지대 1대1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3지대 단일화 경선이 성사된다면 각종 서울시장 야권후보 여론조사에서 5~10% 수준의 지지를 얻었던 금 전 의원의 지지율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금 전 의원의 이같은 행보가 보수진영 경선판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가 이번 제안을 거부할 경우, 추후 국민의힘 후보와 3지대 보수 야권 후보간 경선이 열리더라도 금 전 의원이 이에 참여할 수 있을지, 참여할 경우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또한 알 수 없다.
금 전 의원이 최근 민주당을 비판하며 보수야권의 지지층으로부터 적지 않은 호평을 받았지만, 자칫 자신으로 인해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분란이 일어날 경우 향후 정치 행보에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해진다.
민주당 탈당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고, 자신의 정치색 또한 완연히 보수가 아닌 만큼 일단 이번 선거에는 무소속으로 참여하지만, 이후의 정치 행보를 고려한다면 특정 정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 전 의원으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당연히 본선 승리가 최종 목표이지만 제3지대 경선 또한 단순히 본선을 향한 디딤돌이 아니라 누가 국민의힘 밖에서 3지대를 대표할 수 있는 중도 주자인지를 가늠하게 할 무대"라며 "제3지대 경선,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방식, 독자 완주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유일 의석 벗어던지고 출사표…기성 정치권에 지친 유권자 관심 얻을까
비전 제시를 위해 목소리에 힘을 주지도, 자신이 걸어왔던 길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강조하지도 않았다.
시대전환이 원내 정당에서 원외 정당으로 전락하고, 자신의 출마로 보좌진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유머로 포문을 연 조 대표는 출마선언 기자회견 내내 침착한 목소리로 서울시민들이 현 정치권에 얼마나 실망해 있는지, 왜 변화가 필요한지에만 방점을 뒀다.
메시지는 간단했다. 자신이 이번 선거를 통해 성취하고 싶은 것은 거대 양당 후보들과의 경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지치고 힘들어하는 서울시민들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자리에 앉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1972년생인 조 대표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 중 유일하게 90년대 학번이다.
그는 "산업화 시대의 방식으로 2021년 서울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영웅적 투쟁으로 승리한 그 시절(1987년) 영웅들을 다시 소환한다고 2021년 서울의 문제를 풀 수는 없다"며 과거 특정 시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자랑했던 다른 후보들을 옛사람으로 치부하며 참신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에게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민주당에 영입하려던 인사,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해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력은 확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 대표의 출마 결심이 알려지자 본선 경쟁력보다 조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인한 후순위 승계자가 누구인지, 조 대표가 민주당이나 열린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더 컸을 정도다.
특히 한자리수 중·후반대의 지지율을 보여 온 금 전 의원과 달리 조 대표는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범여권 주자로 이름을 올리지 못해왔고, 시대전환의 정당 지지율 또한 1% 안팎에 불과해 인지도 측면에서의 불리함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조 대표는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그간 서울을 다니며 시민들의 얼굴을 봐왔는데 실망감이 너무 컸다. 그 부분만 보고 가려고 한다"며 변화를 위한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