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2시 시작한 블랙핑크의 '더 쇼'는 YG엔터테인먼트의 이 같은 자신감이 이해될 만큼 알찬 구성이었다. 메인 세트만 3개였고, 곡 분위기와 콘셉트에 맞게 10가지 버전 무대로 재탄생했다. 붉은 색감이 두드러진 동굴('불장난') 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현란한 LED에서 댄스 브레이크(리사 솔로)를 하거나, 서정적인 노래에 맞춘 흰 그네(로제 솔로)가 나타나기도 했다.
곡의 매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무대 콘셉트에 월드 투어를 비롯해 수많은 무대에서 쌓은 경험으로 한층 노련해진 블랙핑크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졌다. 1시간 30분 정도 이어진 공연에서 멤버들은 긴장한 기색을 전혀 노출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라이브와 안무로 여유롭게 무대를 이끌었다. 콘서트의 백미인 '라이브'에 신경 쓴 기색이 역력했고, 이는 화면 너머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보통 아이돌 그룹 콘서트가 앙코르 무대를 포함해 2시간 내외인 경우가 가장 많아 1시간 30분은 조금 짧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프리티 세비지',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크레이지 오버 유'(Crazy Over You), '러브 투 헤이트 미'(Love To Hate Me), '유 네버 노우'(You Never Know) 등 지난해 10월 낸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 수록곡을 충실히 담아낸 세트 리스트였다.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불장난', '뚜두뚜두', '휘파람', '마지막처럼', '붐바야' 등 블랙핑크가 워낙 히트곡이 많은 그룹이라는 점도 블링크(팬클럽) 아닌 관객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였다. '돈 노우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 '유 네버 노우',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라는 수록곡을 새롭게 인지한 건 개인적인 수확이었다.
블랙핑크의 '더 쇼'는 멘트가 짧았다. 시간 대부분을 무대에 할애했다. 하지만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앞에서 공연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VCR을 통해, 네 멤버가 얼마나 무대와 공연을, 또 그 공연에 열광하는 팬들을 사랑하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마지막 곡 '포에버 영'을 부르기 전, 지수는 "그래도 안전하게 모두 건강히 마칠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블링크도 편하게 즐겁게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을 "워낙 무대를 사랑하는 네 명"이라고 소개한 로제는 오히려 이번 공연으로 멤버들이 "위로와 에너지를 받고 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킬 디스 러브'부터 '포에버 영'까지 블랙핑크는 총 19곡을 소화하며 1시간 30분을 꽉 채웠다. 다음은 이날 '더 쇼' 세트 리스트.
2. CRAZY OVER YOU
3. HOW YOU LIKE THAT
4. DON'T KNOW WHAT TO DO
5. 불장난
6. LOVESICK GIRLS
7. 지수 - Habits
8. 리사 - Say So
9. SOUR CANDY
10. LOVE TO HATE ME
11. YOU NEVER KNOW
12. 제니 - SOLO
13. 로제 - GONE
14. PRETTY SAVAGE
15. 뚜두뚜두
16. 휘파람
17. 마지막처럼
18. 붐바야
19. FOREVER YOUNG
20. OUTRO + ENDING 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