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용구 봐주기 의혹' 관련 당시 서장까지 조사

이용구 법무부차관. 윤창원 기자
서울 서초경찰서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묵살하고 내사 종결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인 경찰이, 사건 담당 수사관은 물론 당시 서장까지 조사 범주에 포함해 휴대전화 포렌식 등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은 29일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기존에 설명했던 사실 관계와 다른 부분이 뒤늦게 밝혀진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 28일 경찰청 기자간담회에서 서초서의 이 차관 사건 내사 종결에 대해 "규정이나 지침상 잘못된 것이 없다"며 "블랙박스 영상은 녹화가 안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택시기사 A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당시 수사관에게 보여줬지만, 영상을 못 본 것으로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경찰 입장과 정반대되는 주장을 폈다. 이런 A씨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자, 경찰은 뒤늦게 대국민 사과를 하고 지난 24일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서울 서초경찰서. 이한형 기자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담당자와 출동한 경찰관들은 물론, 당시 서초경찰서장과 형사과장, 형사팀장까지 광범위하게 조사 중"이라며 "서장·과장·팀장·담당자의 통화내역과 휴대전화, 사무실 컴퓨터를 제출 받아 포렌식까지 진행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내사 종결은 형사과장 전결로 이뤄지는 사안이지만, 수사의 총 책임자가 서장인 점을 고려해 당사자들의 동의를 거쳐 사실상 강제수사에 가까운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시 서초서장 최종혁 총경은 지난 20일 인사에서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으로 영전했다. 현재 진상조사단을 이끄는 단장은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최 과장의 직속 상관이다.

진상조사단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피해자인 택시기사와 블랙박스 업체 사장까지 대면 조사를 마친 상태다.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모두 확보한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감정 내용 등을 더해 사건 처리 과정을 두고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전반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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