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 현장. 신시컴퍼니 제공 지난 27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 현장. 유튜브로 생중계한 이날 오디션에서는 1·2차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주인공 '빌리' 후보 7명과 그의 단짝인 '마이클' 후보 6명이 심사위원 앞에 섰다. 모두 10대 초반이다. 이들은 발레·탭댄스·재즈댄스 등 댄스와 극중 넘버 '전율'(Electricity)·'자신을 표현해봐'(Express yourself) 등을 선보였다. 긴장한 탓인지 한 발로 돌다가 휘청이기도 하고, 노래할 때 박자를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진지하고 밝았다.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뮤지컬 속 '빌리'가 겹쳐 보였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980년대 중반 영국 광부 대파업을 배경으로, 탄광촌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2005년 영국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1,1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인기작이다. 국내에서는 두 차례(2010·2017) 공연했다.
이날 오디션은 빌리와 마이클이 되기 위한 최종 관문이었다. 후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여간 세 번의 오디션을 거쳤고, 오디션을 통과할 때마다 댄스·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빌리 스쿨'로 불리는 훈련 프로그램은 총 7개(발레·탭댄스·재즈댄스·아크로바틱·현대무용·필라테스·보컬)로 구성됐다.
훈련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노지현 국내협력안무 겸 발레 트레이너는 "기본기부터 가르쳐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품이다. 아이들은 주 6일(월~토) 오후 2시 30분에서 9시까지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했다. 신현지 국내협력조안무는 "수업은 8시간이지만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꿈 속에서도 숙제로 내준 동작을 연습했다. 24시간 빌리로 사는 것이다"고 했다. 이정권 국내협력조안무 겸 탭 트레이너는 "아이들의 기량이 많이 늘었다. 공연에 올라가든 못 올라가든 모두 고생했다"고 했다.
오디션이 팬데믹 한복판에서 진행된 탓에 심사하는데 어려움이 적잖았다. 사이먼 폴라드 해외협력연출은 "코로나19 때문에 3차례 오디션 현장심사가 모두 원격심사로 대체됐다. 한 공간에서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는 느낌을 공유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힘든 상황임에도 공연을 준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빌리와 마이클 최종 합격자는 나중에 공개한다. 가장 중요시 여기는 선발기준은 성장 가능성이다. 사이먼은 "1년에 걸친 연습기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춤·노래 실력 뿐만 아니라 태도와 스파크를 주의깊게 관찰한다"고 했다. 톰 호그슨 해외협력안무는 "잠재력을 먼저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 정도를 체크한다"고 했다. 이재은 국내협력연출 역시 "집중력, 인내심, 발전 속도 등을 두루두루 본다. 실력이 좋은 아이 보다는 가능성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를 뽑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