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75포인트, 0.57% 하락한 3122.5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3200선 돌파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 연말 이후 코스피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언제든 조정장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문제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실제로 올해들어 이날까지 18거래일 동안 코스피 지수가 종가기준으로 2% 넘는 큰 폭의 등락률을 보인 날만 8번으로 절반에 가깝다.
반면, 마찬가지로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지난해 11월과 12월만 해도 전체 거래일 동안 2% 넘는 등락률을 보인 날이 각각 1번 밖에 없었다.
개별 종목의 가격 변동성도 롤러코스터급이다. 대표적으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들어 종가기준 2% 넘는 등락률을 보인 날이 8번이다. 3% 이상 등락률을 기록한 날도 4번이며, 7% 이상의 등락률을 보인날도 있었다.
큰 폭의 변동성 만큼이나 투자자별 베팅액도 역대급이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26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4조 616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11일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수(4조 5781억원) 기록을 보름 만에 갈아치웠다.
개인은 올해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18조 718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매수액(47조 4907억원)의 1/3을 훌쩍 넘는 액수다.
연일 순매도 행진을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기관 역시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들어서만 16조 7493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지난해 전체 순매도액(25조 5344억원)의 2/3에 달한다.
외국인이 눈에 띄는 매매 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사이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개인과 기관의 힘겨루기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증시 변동성을 측정하는 V-KOSPI(변동성 지수)의 흐름을 살펴봐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에 지수는 31.07로 급등했다가 연말에는 22.09로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지난 21일 기준으로 다시 30.63으로 급등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며 증시 대기자금이 급증하고, 심지어 '빚투'까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롤러코스터급 변동성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증시 안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투자자 주의를 당부하고 시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 도규상 부위원장은 26일 열린 경제중대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글로벌 재정·통화정책의 향방, 코로나19의 진행상황 등 대내외 요인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