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 제979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수신료 조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KBS 경영진은 41년째 금액이 동결된 상황에서 전체 재원의 46% 정도를 충당하는 수신료 수입으로는 방송법에 정해진 공적 책무를 다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사회에 수신료 조정안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재난방송의 강화 △저널리즘 공정성 확보 △대하 역사드라마 부활 등 공영 콘텐츠 제작 확대 △지역방송 서비스 강화 △장애인과 소수자를 위한 서비스 확대 등 57개 추진사업이 담긴 공적책무 확대계획도 이사회에 제출했다.
현재 수신료는 컬러TV 방송을 계기로 1981년에 정해진 금액이다. 월 2500원의 수신료는 △KBS 2262원(90.5%) △한국전력 수신료 징수 위탁 수수료 168원(6.7%) △EBS 70원(2.8%)으로 나뉜다.
수신료 조정안이 통과될 경우 수신료 배분율도 조정된다. EBS 몫의 수신료 배분율은 현 3%(180억 원)에서 5%(500억 원)로 확대된다.
수신료 조정안은 KBS 이사회가 심의, 의결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다. 방통위는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인상안과 소정의 승인 신청 관련 서류를 검토한 후 의견서와 함께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의 승인을 얻어 최종 확정된다.
지난 2007년, 2011년, 2014년에 수신료 조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승인을 받지 못하고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이사회가 시작된 후 양승동 KBS 사장은 입장을 내고 "코로나19의 시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국민의 방송이 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KBS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재난방송센터'를 신설하고, '코로나19 통합뉴스룸'을 가동하며 '재난극복 중심채널'의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쇼'를 통해 고통의 터널을 지나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에서 수신료 조정안을 제출하는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수신료 조정안 제출을 계기로 KBS는 보다 공정하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공익'미디어로 거듭나기 위한 각오를 새로이 하겠다. KBS의 충정과 의지를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