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대학생들에게 물어보자 공통적으로 나온 답변이다. 그들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넷플릭스, 쇼핑, 게임, 배달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작년 10월 한 달간 역대 최고 매출인 514억을 달성했고, 배달 음식 매출 역시 19년 같은 기간 대비 60% 넘게 올랐다.
◇"외로웠어요"
작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상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우울증의 일종인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0.7%나 됐다. 지난 9월 대학생 하 모씨(27·남)는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해고를 통보받았다.
그는 오래 일했던 가게인 만큼 서운한 맘이 들었지만, 장사가 안돼서 어려운 사장님 사정도 이해가 됐다. 하 모씨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나가지 않으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사람을 못 만나니깐 좀 외로웠어요."
최근 대학생들은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르다보니 사회적 단절로 인한 두려움이 생기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응답자들은 극복 방법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 개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꼽았다. 작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게임 이용자 40%의 이용시간과 지출비용이 늘었으며, 게임을 이용해본 사람도 19년 대비 4.8% 포인트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편의점 주류 판매량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람들 사이에선 이른바 홈술 문화가 확산됐다. 그리고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걸 넘어, 온라인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모임도 생겼다.
최근 김 모씨는(27·여)는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인 'ZOOM'을 이용해 술자리를 가졌다. 그는 온라인 술자리와 기존에 오프라인 술자리에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 어느 정도 친해지니깐 화상으로 술 먹방을 한 적이 있어요...어차피 술은 분위기로 마시는데, 같이 마시니 분위기는 (오프라인과) 비슷하더라고요."
더 나아가 김 모씨는 오히려 온라인 술자리에 장점이 있다고 했다. "지역에 살다보니깐 수도권에서 약속이 있으면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온라인 술자리라서 편하더라고요, 막차 시간도 신경 안 써도 되고."
온라인에서 문화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김 양(15·여)은 BTS의 팬이다. 김 양은 코로나 이전에 일 년에 한 번은 콘서트를 보러 다녔는데, 코로나 초창기엔 콘서트를 즐기지 못했다.
그래도 김양은 최근 온라인에서 개최되는 콘서트가 많이 생겨서 콘서트를 볼 수 있었다. 김 양은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에 비해 현장의 열기는 덜하지만, 그래도 방에서 쉽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진행되는 온라인 콘서트가 늘어나서, 비싼 돈을 내고 피 튀기는 예매를 안 해도 된다는 점은 맘이 편하다고 말했다. "사람들 많은 곳에 가긴 두렵고. 방구석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가 많이 생겨서 좋아요."
그러나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고 문화는 달라졌어도, 여전히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 만큼은 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