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가 차기 대권을 앞두고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그의 세 과시를 견제하는 당내 목소리도 적지 않게 감지된다.
◇여권 의원 50명이 공동주최-20여명은 직접 참석…이 지사, 젊은 의원들과 만남 이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맞붙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도 이날 토론회를 찾아 눈도장을 찍으면서 이 지사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했다. 우 의원은 "토론회를 이례적으로 수십 명이 공동 주최하는 것을 처음 본다"며 이 지사를 추켜세웠다. 박 전 장관도 "이재명 지사가 늘 우리에게 새로움을 전해준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 지사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을 멀리서만 바라보는 처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 지사에게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변환점을 맞이했다. 이 지사는 이후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선명성 있는 주제를 선점해 여론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지사는 주로 여당의 초·재선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를 넓히는 모양새다. 그는 26일 토론회 직후 20~30대 의원들과 오찬을 했고, 27일에도 수원시 공관에서 젊은 여당 의원 3명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정책적 이유보단 친목도모를 위해 전부터 잡은 약속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젊은층이 가진 생각을 듣고 수렴하는 건 지도자에게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면서도 "다만 그게 줄 세우기 식으로 가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내 '경계' 목소리…'입법으로 승부' 강조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가 밀어붙이는 재난기본소득을 거론하며 "사안이 너무 정치화되다보니 당내에서 오히려 재난기본소득을 주장하면 의도적으로 반대하는 역효과가 있다"며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너무 브랜드화·개인화하기보단 정책화·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 지사는 설 연휴 전후로 경기도민들에게 10만 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뒤, 본격적으로 여의도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당의 또 다른 초선 의원도 "권력이란 게 결국 당선 가능성이 큰 주자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거라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며 "어제 행사도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많았지만 정작 행사장에 나타난 숫자는 그 보다 훨씬 적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지사의 행보를 경계하면서도 우선 코로나19 불평등 극복을 위한 영업손실보상법,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등 이른바 '상생연대 3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법안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