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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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CBS 김정훈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김태종(가습기살균제 피해 유족)
그 사건 그 후가 궁금하다. 화요일의 코너 AS뉴스입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많이들 알고 계시죠? 수많은 피해자들이 나서서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을 유발했다, 이렇게 증언하고 나서면서 처음으로 문제가 제기된 게 2011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PHMG 성분의 옥시 가습기살균제하고 또 CMIT, MIT 성분의 SK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이렇게 나뉘어집니다. 먼저 옥시로 대표되는 PHMG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두고는 명백히 인체에 해롭다, 이렇게 증명이 돼서 2018년에 법원이 제조자들에게 유죄를 이미 선고를 했어요.
그런데 지난 12일 CMIT, 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아니, 이렇게나 피해자들이 많고 심지어 판례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무죄 판결이 나올 수가 있을까, 의아한 부분이 많은데요. 여기에 피해자들은 내 몸이 증거다 이렇게 울분을 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참사라고도 불리는 가습기살균제 사건, 오늘 AS뉴스에서 추적해 보겠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유가족이세요. 김태종 씨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종> 안녕하세요.
◆ 김태종> 네, 그렇습니다. 저희 집사람은 2007년 10월 14일부터 사용해서 2009년 5월경까지 사용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증상이 나타난 것은 2008년 7월 27일날 그날이 일요일인데 저희는 교회를 섬기고 있거든요. 예배를 보러 가야 되는데 집사람이 숨이 안 쉬어진다고 병원을 데려가 달라고 그랬어요.
◇ 김정훈> 갑자기?
◆ 김태종> 네. 그래서 병원을 데려가서 주일이니까 응급실에 당직 선생님만 계시고요. 거기다 입원을 시켰죠. 그게 첫 번째 입원으로 시작해서 그 후로 21번째 입원을 했었고요. 그중에서 16번째 중환자실 입원치료를 받다가 작년 8월 10일 사망한 사건입니다. 저희 집사람의 경우는.
◇ 김정훈> 저도 가슴이 먹먹해지는데요. 그런데 아내분이 겪으셨던 폐질환. 더 나아가서는 사망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다, 이렇게 보시는 이유의 근거가 뭘까요?
◆ 김태종> 처음에는 저희도 의아했어요. (아내가) 숨이 안 쉬어진다고. 처음에 병원 입원하고 월요일날 내과 과장님이 나오셔서 엑스레이라든가 진료를 본 결과 폐가 너무 망가져서 여기 있어도 죽고 큰 병원 가도 죽고 집에 가도 죽으니까. 그때 저희 큰아들이 엄마 곁을 지켰었는데 저한테 연락을 해서 빨리 판단을 하라고 그랬다고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제가 가보니까 내과 과장님이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저희는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갈 테니까 구급차 좀 내달라 했더니 상급병원으로 트랜스하는 것은 구급차나 119를 불러서 갈 수가 없답니다. 저는 그때 처음 알았거든요. 129 사설 응급차를 타야 된다고 그래요. 그래서 연대 세브란스 응급실에 갔는데 거기에서도 진료를 안 보는 거예요. 소견서를 가지고 갔지 않겠습니까? 거기 있는 선생님들이 진료를 안 보고 임종할 수 있는 병원을 알선해 주겠다, 여기는 비싼 병원이니까. 그런 식으로 황당한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 김정훈> 손을 놓고만 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 김태종> 전혀 진찰이라든가 검사라든가 이런 거 전혀 안 하고 곧 죽을 거니까 임종할 수 있는 저렴한 병원으로 여기는 비싼 병원이니까 알선해 주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황당했었는데요. 그 당시 몇 년 전에 저희 처 이모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아서 집사람하고 저하고 문병을 간 게 생각나서 처 이종처남한테 얘기를 했죠. 누나가 이렇게 돼서 지금 여기 진료를 안 보고 있는데 너 알고 있다는 선생님 계시면 연락 좀 해 줘라. 누나가 지금 급하다, 아주 상황이 안 좋다. 그렇게 해서 그쪽 선생님하고 연결이 돼서 진료를 시작하는 순간 집사람이 심정지가 와서.
◇ 김정훈> 위기를 겪으셨고.
◆ 김태종> 5번이나 6번 만에 돌아왔고 그때 마침 중환자실이 비어 있어서 바로 검사하고 중환자실로 올라가는. 그래서 11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퇴원을 했습니다.
◇ 김정훈> 그런 위기가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다라는 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되셨어요?
◆ 김태종> 11년도 11월에 아산병원에서 산모들이 원인 불명으로 인해서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 게 보고가 되고 그 원인을 추적하다 보니까 가습기살균제라는 것이 막 이제 초창기에 발표됐을 때예요. 그때 신문에 한 세 줄짜리 기사인 것 같아요. 저는 그걸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어요. 아, 이거였구나. 이거 때문에 집사람이 이렇게 피해를 본 거구나, 병원을 입원하는 거구나.
◇ 김정훈> 다른 피해자분들의 주장이 제기되고 나도 마찬가지 피해를 겪었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 거네요. 아내분이 쓰셨던 가습기살균제가 이번에 법원 판결을 받은 이마트 제조 제품이었던 것이죠?
◆ 김태종> 네, 이마트 PB 상품입니다.
◆ 김태종> 저는 그 당시 법원에 가려고 했는데 여의치 못해서 못 가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MBC 기자분이 저한테 전화해서 대뜸 하는 소리가 “무죄라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그래서 제가 막 소리를 질렀어요. “이게 왜 무죄냐!” 우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망자만 998명입니다. 환경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망자가 998명인데 이 인원은 6.25전쟁 이후에 단일사건으로 최고의 참사입니다.
이렇게 만든 CMIT, MIT 계열의 살균제가 무죄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무죄다? 그럼 우리는 뭐냐, 사망한 사람들은 뭐고 지금 피해자들은 뭐냐. 제가 막 피가 거꾸로 올라오는 걸 인터뷰 좀 하자는 걸 내가 지금 좀 어려우니까 집으로 오면 인터뷰를 해 주겠다 해서 한 건데요.
◇ 김정훈> 그런데 법원은 명백한 인과관계가 확인이 안 된다.
◆ 김태종> 그런데 인과관계라는 게 지금 흰쥐 가지고 실험한 결과만 가지고 얘기하는 거 아닙니까?
◇ 김정훈> 동물실험이요.
◆ 김태종> 그렇죠. 그 동물실험은 기본 중에 기본이에요. 지금 독일에서 발생한 탈리도마이드라는 이 화학제품, 이것은 영장류까지 실험한 거거든요. 수면제가 되면서. 이게 한 1만 2000명의 기형아를 출산하게 만든 이 제품이에요. 이거 같은 경우는 흰쥐뿐만 아니라 사람하고 근사한 영장류까지도 실험을 했는데도 1만 2000명의 기형아를 출산하고 이 중에서 한 40%가 사망한 사건이 독일에서 발생했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사람하고 흰쥐하고 같이 비교를 하냐 이거죠. 최근에는 독성학회나 많은 학회에서 CMIT, MIT도 문제가 있다. 폐에 문제를 준다, 이런 주장을 많이 하고 실험 결과가 나온 게 있습니다.
◇ 김정훈> 전문가분들도.
◆ 김태종> 그런데 지금 재판부에서 받아들인 것은 초창기, 그러니까 2016년 당시 PHMG하고 CMIT, MIT 가지고 흰쥐에다 실험한 결과 그때는 CMIT, MIT는 안 나왔어요. 그래서 검찰에서도 수사하다가 기소 중지를 시킨 거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그걸 가지고 재판부에서 근거로 삼는지 이해가 안 되고 전문가 기자회견에서도 전문가들이 법정에 가서 증언할 때도 예, 아니오로만 답하게 변호사들이 유도를 했어요.
그러니까 전체적인 맥락을 보는 게 아니라 아주 협소하게 일부분만 보고 재판에 그것을 응용한 거 아니냐. 그래서 이거 문제가 있고요. 더군다나 피해자들은 명백히 존재하고 있는데 무죄다? 사법부가 일반 상식에 의해서 국민감정에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사법 판단을 내려줘야 되는데 지금은 너무 엉뚱한 판결을 내리고 있어서 사법부에 대한 분노, 피해자들은 지금 엄청나게 지금 갖고 있습니다.
◇ 김정훈> 그런데 혹시 이번 법원의 판결하고는 별개로 그동안 피해자에 대해서 정부 차원이든 지원이든 보상이든 이런 부분들이 좀 이루어진 것들은 있습니까?
◆ 김태종> 그것은 2017년 특별구제개정이라는 게 만들어졌습니다. 이건 뭐냐 하면 피해자는 아닌데 피해자처럼 지원을 해 주겠다 해서 어정쩡한 단계를 하나 신설해서 저희 집사람 비롯해서 중증 환자들, 폐 이식한 사람들, 또 거기에 상응하는 사람들을 지원을 받은 게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로 인정은 2020년 9월 15일 시행령에 의해서 그때 인정이 된 거죠. 피해자는 아닌데 요양급여, 요양생활수당, 간병비 이런 것을 지원을 해 줬거든요.
◇ 김정훈> 애매한 상황이네요.
◆ 김태종> 그렇죠. 피해자는 아닌데 피해자 인정은 못 하는데, 금전적으로 최소한의 지원은 해 주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져서 기업에서 1250억이라는 분담금 만든 걸 가지고 구제개정에 사용이 됐던 겁니다.
◆ 김태종> 저희는 전문가 의견을 자문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재판부에서 그 사람들 의견을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정훈> 전문가들 의견을 십분 반영해 달라.
◆ 김태종> 재판부가 이건 화학물질이면서 의료사고도 같이 봐야 되는 거거든요, 의료 쪽으로도. 그럼 전문가들이 의견을 제시하면 기업의 변호사들의 편협한 일부 의견만 수용할 게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을 해서 판결에 참고해야 되는 겁니다.
◇ 김정훈> 반영을 꼭 해 달라.
◆ 김태종> 반영을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정훈> 지금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지금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분들이 더 좀 고초를 겪으셨다,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건 어떤 말씀이세요?
◆ 김태종> 특히 가습기살균제 사람들이 호흡기 계통이 거의 다죠. 그런데 입원하러 들어가면 코로나하고 증상이 똑같습니다. 폐렴이 나니까 열이 날 수밖에 없죠. 그러면 먼저 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되는데 감염내과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합니다. 그리고 24시간을 격리해요. 그런데 저도 우리 집사람이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중증환자이기 때문에 집사람 옆을 한시도 비울 수가 없거든요. 석션이라든가 여러 가지 치료를 해 줘야 되기 때문에 저도 1인 격리병실에 들어가 있었는데 제가 못 견디겠어요.
그 정도로 힘든 격리병동에서 호흡기로 인해서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24시간씩 감금이라고 하면 표현이 좀 그런데 격리를 시켜서 더 힘들게 한다는 거죠.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서 피해자들이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게 굉장히 위축돼 있습니다. 지금 5명 이상은 못 모이게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전부 다 집에서 자녀들이나 또는 가족들이 제발 나가지 마라, 그런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 김정훈> 안 그래도 어려운데 코로나19 때문에 더 큰 고통을 겪고 계시다는 그 말씀까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AS뉴스 오늘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그 10년을 들어봤는데요. 어려운 와중에서도 오늘 나와주셔서 말씀해 주신 김태종 씨 감사합니다.
◆ 김태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