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북한이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평가한 남북방역·인도주의 협력 등에 대해서는 "북쪽이 적게 평가하는 것은 맞지만, 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판문점 남북적십자 채널가동,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설 계기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의 추진 방침을 밝혔다.
◇한미훈련, 코로나 등 4개 문제 종합 고려해 '유연 대처'
이인영 장관은 이날 오전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일부가 한미연합훈련의 주무부서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의견개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이냐, 그 다음 (훈련이) 임박한 시간에 일본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에 그 점(훈련)과 관련해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냐, 마지막으로 우리의 전시작전권 환수 등 군사적 수요가 있는데, 이런 4가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아직까지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 대해 긴장을 조성하는 부분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군사 훈련도 심각한 군사적 긴장으로 가지 않게 우리가 지혜롭고 유연하게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며, "이것은 한국정부 문제만 아니라 북쪽의 시각도 유연하고 열려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北美 모두 긴장조성 자제…北, 미 정책 방향 보면서 후속 대응 저울질
이 장관은 특히 북한이 "군사문제를 근본문제로 부각하면서도 '가까운 시일 안에', '3년 전 봄날', '평화 번영의 새 출발' 등을 언급하며 여건이 조성될 경우에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피력한 것을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그 방향을 보아가면서 향후 후속 대응을 저울질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美 신정부 출범 속 '정세 시차' 있으나 적극적 대응 방침
이 장관은 "다만, 미국 신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북미가 다시 대화의 장에 마주 앉게 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정세의 시차'가 예상되는 지금부터 몇 개월의 시간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대로 우리 정부가 '마지막 노력'을 통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통일부는 정세 변화를 관망하고 기회를 기다리기보다는 할 수 있는 영역에서부터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임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구체적으로 "상반기에 남북관계 복원, 그리고 하반기 중으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며, "특히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재가동하고 2018년 6월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는 '남북적십자회담'도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설 계기로 화상상봉이라도 시작했으면 좋겠고 코로나가 진정되는 대로 남과 북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에 이산가족 만남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미국 정부도 재미 이산가족들의 상봉 문제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관심이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장관은 덧붙였다.
◇北 '비본질적' 평가 "근본문제를 부각시키는 화법으로 판단"
이 장관은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비본질적'이라고 평가한 남북방역·인도주의 협력·개별관광에 대해서는 "북측이 이 부분에 대해서 적게 평가하고 있는 건 사실인거 같지만, 적게 평가한다기보다는 군사문제를 중심으로 한 근본 문제들을 부각하기 위한 그런 언급과정들이 아닌가 한다"며, "다른 측면에서는 이런 협력을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것들도 우리는 같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끝으로 "통일부는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를 촉진하고 북미관계의 진전이 남북관계의 더 큰 발전을 만들어 내는 질적인 한반도 평화의 선순환 과정을 주도하면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경제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의 토대를 올해 안에 만들 수 있는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연되고 미국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미국의) 백신 접종 상황을 보면서 (계획을 세우겠다)"며 "아무래도 저의 방미 계획보다 한미정상 간 소통 과정이 우선적 과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