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과 과거 공동 설립한 법무법인 특혜 의혹, 폭행 논란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법무장관 후보 자격론으로 총공세를 예고했다.
◇주호영 "누더기에 가까울 정도로 도덕성에 문제 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4일 자체 청문회를 개최해 문재인 정부 법무장관 임명 '참사론'을 펼치며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요청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법무장관은 준법정신과 도덕성을 가장 중요시하고 모범이 되는 분이어야 하는데, 이 정권에서는 안경환, 조국, 추미애, 박상기에 이어 박범계 후보자까지 누더기에 가까울 정도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독설을 날렸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주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박 후보자를 겨냥해 집중 포화를 퍼부으며 이날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를 별렀다.
"까도 까도 썩은 양파가 나오는 다른 후보자(박범계) 내지는 장관과 달리 한정애 후보자는 도덕적으로 훌륭하다"(홍석준 의원), "(한정애 후보자와) 비교해보면 박범계 후보자는 어떤가? 국민들이 인정을 하겠는가? '의문의 1패'를 당했다"(김성원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 감정싸움과 법리다툼, 그에 따른 여야 대리전도 이날 청문회에서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와 징계 청구 적절성, 그리고 법무부와 검찰간 갈등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박 후보자의 검찰개혁 방향에도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간부급 검찰 인사도 예정돼 있는데, 국민의힘은 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대표되는 '친문(親文)' 승진 인사가 반복되고 이로 인한 검찰 내 추가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검찰총장의 인사 의견 청취를 공식화해 실질적인 인사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안정적인 협조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 장관이 '부하', '항명' 등의 표현을 동원해 윤 총장을 건너뛰고 인사를 단행한 것과 달리, 불필요한 논란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후보자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적절했냐는 질의에는 "검찰청법 8조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집중된 검찰 권한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분산시키는 것에서 출발해 검찰권 남용을 규범적으로 통제하고 인권과 정의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역시 원론적인 답변으로 평가된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하는 후보자 입장에서는 추가 논란을 자제하기 위해 평소 철학과 소신을 자제하는 만큼, 이날 청문회에서도 박 후보자는 전임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 간부 인사 적절성 등 민감한 질의에는 최대한 말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출범 필요성, 윤 총장의 선택적 수사 문제점 등을 강조하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 박 후보자 개인 신상에 대한 문제도 집중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실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대전 유성구에 있는 105㎡ 아파트와 4000만원대 예금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박 후보자는 7세였던 지난 1970년, 충북 영동군 선산 임야 2만1238㎡의 지분 절반을 상속받아 보유했지만 2012년 의원 당선 후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측은 2003년 판사를 그만두고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될 때 해당 임야를 재산 신고했지만, 이후 국회의원 당선 때는 보좌진 착오로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과거 공동 설립한 법무법인 '명경' 관련 의혹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000만원을 출자해 법인을 공동 설립했는데, 해당 법인의 매출이 2019년 기준 32억8000만원대로 크게 증가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박 후보자 친동생이 해당 법인 사무작으로 재직한 점, 소속 변호사가 대전시 선거관리위원에 임명된 점 등도 논란거리다.
이에 박 후보자 측은 "2012년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변호사 휴업 신고를 하고 법무법인 이익도 배분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자가 연루된 형사사건도 이날 청문회에서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또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고시생 단체 회원 폭행 논란과 관련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