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 조차 못할 긴박한 순간…거제 침몰 어선 3명 찾지 못해

'127대양호 침몰' 밤샘 수색에도 실종 3명 흔적 찾지 못해
얼마나 다급했으면 선장 구조신호 보내고 응답 없이 교신 끊겨
침몰 위기에 구명조끼 입고 바다로 뛰어든 듯
경비함정 23척·항공기 7대 동원 실종자 수색 이어가

실종자 3명을 찾기 위해 밤샘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통영해경 제공
경남 거제시 갈곶도 해상에서 어선 침몰로 실종된 3명을 찾기 위한 밤샘 수색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24일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사고 선박이 침몰한 곳은 갈곶도 남동방 약 1.1km 해상이다.


339톤급 대형선망 어선인 부산 선적 127대양호로부터 구조 신고가 통영해경에 접수된 건 전날 오후 3시 45분쯤. 이 어선에는 한국인 9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10명이 타고 있었다.

선장 김모(70)씨는 조타실에서 초단파대 무선전화설비(VHF-DSC)를 통해 배가 위험하다는 신호를 해경 등에 급하게 보냈다. 다급한 구조 신호는 통영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접수됐고 해경이 곧바로 선장에게 연락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어 교신할 수 없었다.

해상에 표류 중인 실종자 구조. 통영해경 제공
당시 상황이 얼마나 다급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인데, 배가 침몰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이르자 승선원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그대로 바다로 뛰어든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사고 어선은 현재 바닷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다. 대형선망 어선인 127대양호는 지난 19일 오전 9시 30분쯤 부산 남항에서 출항 후 제주에서 고등어 등 어획물을 싣고 거제 해상을 이동하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등을 사고 해역에 급파해 해상에 표류 중인 선원 김모씨와 인도네시아 선원 등 7명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해경 대원이 갑판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거센 파도 탓에 구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선장 김씨와 기관장 오모씨, 갑판원 김모씨 등 3명은 실종된 상태다.

해경이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통영해경 제공
해경은 경비함정 21척을 동원해 수색 범위를 사고 해역 주변 20km 반경으로 넓히는 한편 육상에서도 거제 남부 해안가 일대를 밤샘 확인했지만,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 지점이 주택가와 가까워 화재 위험 탓에 조명탄을 사용하지 못해 서치라이트로 바다 곳곳을 훑으며 수색했다.

사고 해역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등 최고 3.5m에 이르는 파도와 초속 16m의 강풍이 불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닷물 온도도 12.3도를 보이며 전날 낮보다 떨어졌다.

해양선박 위기 대응 매뉴얼에는 실종자 최대 생존 시간은 25시간이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사고가 난 지 16시간이 넘었다.

통영해경은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날에도 경비함정 23척과 항공기 7대 등을 동원해 사고 현장 수색을 이어간다.

앞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인명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구조대원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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