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 오 사다하루, 행크 에런 추모…"훌륭한 인생"

1974년 일본 도쿄에서 만난 오 사다하루와 행크 에런의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동시대에 태어나 '메이저리그 홈런왕'으로 활약한 행크 에런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오 사다하루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회장은 에런이 세상과 작별한 23일 구단을 통해 성명을 냈다.

오 회장은 "에런은 홈런, 타점 등 당시 세계기록을 세운 대단한 선수였다. 굉장한 신사이기도 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거울이 됐다"며 "훌륭한 인생을 살았다.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오 회장은 현역 시절 868홈런을 쳤다. 일본은 오 회장의 홈런 기록을 '세계 기록'이라고 부른다.

동서양을 대표하는 거포인 에런과 오 회장은 현역 시절과 은퇴 후 한 차례씩 홈런 대결을 했다.

두 차례 모두 에런이 오 회장을 눌렀다.

현역이던 1974년 도쿄에서 열린 대결에서 에런은 홈런 10개를 쳐, 9개의 오 회장을 눌렀다.

은퇴한 뒤인 1984년에 재격돌했을 때도 홈런 4개로 2홈런에 그친 오 회장을 제쳤다.

에런이 1934년에 태어났고, 오 회장은 1940년생이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뛰어 둘의 기록을 비교·대조할 수는 없다.

둘은 전설적인 성적을 남겼고, 서로의 기록을 예우했다.

에런은 195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976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3천298경기에 출전해 3천771안타(타율 0.305), 755홈런, 2천297타점, 240도루를 기록했다.

오 회장은 일본프로야구에서 1959∼1980년 사이에 2천831경기에 나서서 2천768안타(타율 0.301), 868홈런, 2천170타점을 올렸다.

세상은 둘의 홈런 대결을 기대하고 즐겼지만, 에런과 오 회장은 '세계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협력하는 사이였다.

오 회장은 "세계 어린이야구대회 추진을 위해 에런은 미국에서 나는 일본에서 함께 노력했다"며 "에런이 건강할 때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 자주 참여해서 야구 보급에 공헌했다. 최근에는 대회에 직접 참가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매번 노력해줬다.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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