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담''이 폭로한 월스트리트의 섹스파티

월가 유력인사, 법인카드로 성매매 비용지불...9천8백명 성매매 고객명단 나돌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액 연봉과 보너스 잔치로 월스트리트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월가 유력 인사들의 성매매 실상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시간에 2천달러에 이르는 성매매 비용을 모두 회사의 법인카드로 지불한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됐다.

폭로 주인공은 2004년에서 2006년까지 뉴욕 맨하탄을 중심으로 1백여명의 젊은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조직을 운영한 ''뉴욕 마담'', ''월스트리트 마담''으로 불리는 크리스틴 데이비스(Kristin Davis.33).

그녀는 공교롭게도 TV드라마와 영화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보수적이면서도 여성스러운 ''샬럿''역의 크리스틴 데이비스와 영어 철자까지 이름이 똑같은 동명이인(同名異人)이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3월 성매매 파문으로 사임한 엘리어트 스피처 前 뉴욕 주지사 사건과 관련해 사법당국에 매춘영업 혐의로 체포된 월가의 ''마당발''이다.

데이비스는 6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월가 유력 인사들의 섹스파티 실상을 폭로하면서 금융기관 CEO와 변호사, 은행 투자자, 언론사 간부, 메이저리그 구단소유주등 무려 9천8백여명의 고객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녀는 지난해 사법당국에 체포된 뒤 이같은 내용을 모두 검사에게 밝혔지만 아무런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심지어 고객의 이름과 법인카드 번호, 휴대폰 번호가 모두 기록된 장부를 수사당국에 넘겨줬지만 "그들은 전혀 (고객명단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BC방송은 뉴욕주 검찰에 사실여부의 확인을 요청했지만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또 고객명단을 취재한 결과 일부 인사들은 법인카드 사용 사실을 극구부인했지만, 또 다른 일부 인사들은 그같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성매매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단골 고객들에게 매달 명세서를 발송했는데, 성매매 사실을 감추기 위해 ''창고지붕 수리비'', ''컴퓨터 상담비''등의 명목으로 보냈고, 해당 기업체는 계좌를 이용해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

그녀가 밝힌 고객 명단에는 NBC 유니버설사 부사장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야구단 소유주,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도이치뱅크의 고위 임원등이 망라돼 있다.

다만 데이비스의 고객명단에는 실제 이름 대신 고객의 주문사항이 기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ABC에 공개된 데이비스의 명단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구단 소유주는 ''케슬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표시돼 있고, 유명 부동산 재벌은 ''여성용 속옷을 입고 문을 열어줄 사람'', 리먼 브러더스의 투자가는 ''케슬리와 킬리 두사람으로''라고 적혀 있다.

또 JP모건의 임원은 ''예쁜 여자만을 찾는 사람'', 골드만삭스의 간부는 ''오로지 미국 여자만'', 메릴린치 임원은 ''레이나를 그리워하는 사람'', 도이치뱅크의 관리책임자는 ''나탈리를 다시 보고 싶다''등으로 기재돼 있다.

한편 데이비스는 오는 20일 ''맨하탄 마담(The Manhattan Madam)''이라는 제목의 책(e-book)을 인터넷을 통해 출간할 예정인 가운데 9천8백명에 이르는 고객명단이 공개될 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녀는 고객명단을 공개할 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적어도 한두명의 연방 상원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미국내 최고 성매춘 조직의 섹스와 마약, 스캔들과 욕망''으로 돼있으며, 일부 공개된 책 내용에는 지난해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엘리어트 스피처 전 뉴욕주지사의 성매매 행각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데이비스는 이 책에서 "자신은 일부일처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스피처 전 주지사는 물론 자신의 어떤 고객과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가까운 윌리엄가 136번지 아파트에 성매매 ''본부''를 두고, 맨하탄 다운타운에도 세군데의 ''장소''을 운영했다면서 1주일에 2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에는 워싱턴 정가의 마당발로 ''DC 마담''으로 불렸던 데보라 팰프리(Deborah Jeane Palfrey.52)가 법원의 확정판결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팰프리는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워싱턴 DC를 무대로 고급 매춘 조직을 운영해왔으며 체포 당시 워싱턴 정가와 고위 공무원,군장성등 무려 1만여명에 이르는 고객 명단이 적혀있는 수첩이 발견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고객 명단에 연방 상원의원인 데이비드 비터 의원(공화, 루이지애나주)과 AT&T 부회장을 지낸 랜들 토비아스 전 국무부 부장관,울만 전 해군사령관등 유력인사의 실명이 포함돼 파문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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