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문성민, 더 재미있어질 V-리그 남자부

지난해 4월 무릎 수술 후 재활에 매진했던 문성민은 지난 20일 우리카드와 도드람 2020~2021 V-리그 4라운드에서 약 8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천안의 ‘왕’이 돌아왔다. 균형 깨진 V-리그의 판이 더욱 요동칠 기세다.

도드람 2020~2021시즌은 많은 배구팬에게 익숙했던 ‘판’이 깨진 독특한 그림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KB손해보험의 약진과 현대캐피탈의 부진이다. 말리 출신의 V-리그 남자부 역대 최연소 외국인 선수인 케이타를 앞세운 KB손해보험은 시즌 초반의 돌풍을 어느덧 중반까지 이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과감한 트레이드로 주축 선수를 대거 바꾸는 모험으로 3라운드까지 남자부 7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반환점을 돌며 전반기의 흐름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대한항공, 우리카드, OK금융그룹과 함께 ‘봄 배구’ 경쟁에 나섰던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경기력에 기복이 생기며 시즌 초반만큼의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역시 어린 유망주가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최태웅 감독의 예상보다 이른 반등을 이끌어 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은 또 하나의 확실한 ‘동기부여’를 얻었다. 바로 ‘에이스’ 문성민의 복귀다.

문성민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상 처음으로 비정상 종료된 지난 시즌이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는 오랜 재활을 거쳐 약 8개월 만에 다시 코트에 섰다.

지난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4라운드는 이번 시즌 문성민의 첫 출전이다.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 플레잉코치와 함께 투입돼 흔들리는 후배들의 중심을 잡아준 문성민의 등장에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0-2로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세트 스코어 3-2 승리로 뒤집었다.

현장에서 문성민의 이번 시즌 첫 출전을 지켜본 이종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문성민과 여오현이 투입돼 어린 후배를 다독이며 분위기 반전을 확실하게 이끌었다”며 “어린 선수를 키우겠다는 현대캐피탈이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문성민과 여오현 같은 베테랑이 필요하다. 우리카드전은 이런 계획이 적중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문성민은 3세트 10-5에서 자신의 시즌 첫 득점을 성공한 뒤 코트를 내리치는 세리머니로 어린 후배들과 함께 포효하는 모습은 최태웅 감독이, 또 현대캐피탈의 많은 팬이 이번 시즌 가장 기대했던 장면이다. 비록 리시브 장면에서는 아직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가 드러났지만 호쾌한 점프에 이은 후위 공격까지 성공하며 수술한 무릎은 건강한 상태를 증명했다.

3연승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하위권을 벗어나 중, 상위권 팀의 순위 경쟁을 방해할 요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 OK금융그룹, KB손해보험과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기록 중인 현대캐피탈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승리한다면 상위권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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