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 서울시 전직 비서 A씨를 지원해온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는 21일 인권위에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에 대한 전원위 검토와 권고, 이후 과정에서 정의로운 변화가 일어나길 촉구하는 뜻을 담았다"며 의견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인권침해를 인권침해라고 확인하는 것이 인권위의 문을 두드리는 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간절한 마음과 자리일 것"이라고 밝혔다.
의견서에는 △성차별적 여성 비서 채용 및 배치 문제 △시장에 대한 심기보좌 및 감정수발 노동문제 △시장의 뜻을 견제하거나 행위를 제재하지 못한 위력적·수직적 구조 △기관장을 '성폭력 사각지대'로 만든 조직의 성폭력 지침 위반문제 △가해자의 위치에 따라 피해자를 불리하게 대우한 '2차 피해' 문제 △시장의 죽음으로 '공소권 없음'이 된 상태에서 인권침해를 확인, 공표해야 할 책무 등이 담겼다.
그러면서 "그러나 법적 권리는 차단되었고, 2차 피해는 더욱 쓰나미처럼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을 덮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사실 확인'은 박 전 시장의 정치적·사회적 권세와 스스로 선택한 죽음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피해자의 '권리 부재', '인권 부재'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4일 A씨가 인권위에 제출한 탄원서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해당 문서에서 "저의 마지막 희망은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 발표다.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으로부터 저의 침해받은 '인권'에 대해 확인을 받는 것이 이 혼란 중에 가해지는 잔인한 2차 가해 속 피 말라가는 저의 심신을 소생시킬 첫 걸음"이라며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사실확인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살리기 위한 사실확인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혼란을 잠재워 달라"고 호소했다.
만약 오는 25일 인권위 내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에서 위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거나, 조사내용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면 의결 일정이 더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