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한 직후인 베이징 시간으로 21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에 중국과 미국 관계를 해치고 중국 내정에 부당하게 간섭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쳤다며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28명을 제재명단에 올렸다.
다급하지도 않았지만 퇴임한 인사들에 대한 제재 소식을 미국의 새 대통령의 선서 직후에, 그것도 중국인들이 거의 잠든 시각에 발표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4년이 고단하고 힘들었음을 의미한다. 더 중요하게는 바이든 새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는 경고이자 잘 지내보자는 화해의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바이든 시대의 양국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긴장의 고삐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21일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언급을 한 번도 하지 않아 트럼프 행정부 때 최저점에 도달한 미중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등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19일 상원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에 주목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강경입장은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트럼프 때의 거칠고 럭비공 튀듯 했던 중국 상대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세련되고 실용적인 방법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협조 가능한 분야로는 기후변화 대응이나 코로나19 공동 대처 등이 꼽히지만 중국이 커지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하는 만큼 갈등과 대립의 뇌관은 도처에 깔려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 전문가인 뤼샹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은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설정하고 전염병 대유행과 경제난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무시한 채 중국을 봉쇄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며 "미국의 보수세력과 바이든팀이 바이든 대통령을 매너 좋은 트럼프로 만들려 한다면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