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수도권 이전? 지역민심 '부글부글'

동국대 이사회 "수도권이나 경남 김해 이전 검토 필요"
주낙영 경주시장 "황당하고 어이 없다. 총력 저지하겠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경. 동국대 제공
동국대 이사회가 의과대학을 포함한 경주캠퍼스의 수도권 이전을 공식 거론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을 비롯한 지역사회는 거세게 반발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밝혀 양측 간 갈등도 우려된다.

동국대학교는 지난 19일 서울 동국대 로터스홀에서 이사회를 열고 법인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사회는 이 자리에서 의대를 포함한 경주캠퍼스 전체를 수도권이나 경남 김해로 이전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감사인 원명스님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학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인구소멸위기에 처한 지자체(경주)에서는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주캠퍼스를 경남 김해나 수도권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포함해 장기적 발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와 부속병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의대 수업 일부나 전체를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로 확대 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경주병원의 경영 악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감사인 일화스님은 "경주 병원의 경영 악화는 구조적 문제로 객관적 평가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영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국대 이사회는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경주병원이 지적사항 이행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지역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주캠퍼스를 이전하겠다는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어떻게 나오는지 어이가 없다"면서 "동국대는 이런 논의가 이루어진 배경과 향후 계획을 시민에게 소상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경주시는 의과대학을 비롯한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이전에 단호히 반대하며 일체의 논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만약 추진될 경우 모든 시민의 뜻과 의지를 총결집해 강력 저지에 나서겠다"고 역설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진화에 나섰다.

이영경 경주캠퍼스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학령인구 감소와 사회적 수요 변화에 따른 경주캠퍼스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할 시점"이라며 "입학생 수학능력을 고려해 과감하게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경주시와 협력해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감사보고서가 요구하는 캠퍼스 이전은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경주캠퍼스는 체질을 강화하고 대학 경쟁력을 높여 경주에서 지역 발전과 혁신의 주체로 지속하며 상생발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동국대가 일산에 바이오메디캠퍼스를 설립하자 지역에서는 의대를 시작으로 경주를 빠져나가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다"며 "동국대가 경북도나 경주시로부터 더 많은 교육지원사업을 따내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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