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콘''은 때리고, SBS ''웃찾사''는 ''노예계약''(?)

시청률에 내몰린 개그맨들 비정상적인 선-후배 문화

SBS '웃찾사'의 윤택, 김형인, 이종규(왼쪽부터)(자료사진/노컷뉴스)

최근 개그맨과 관련된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방송사의 개그맨 관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KBS 2TV의 간판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깜빡 홈쇼핑''에서 김깜빡으로 출연중인 김진철이 후배인 김지환을 폭행 사건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웃음연기를 펼치고 있는 개그맨이 선배이기도 한 박승대를 상대로 한 ''노예계약 폭로''는 서로 다른 양상이지만 닮은 꼴이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개콘''은 선배가 나이 많은 후배를 군기를 잡는답시고 때린 것이고, ''웃찾사''는 프로그램 출연이라는 개그맨으로선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선배 개그맨에 대한 ''항명''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개그 프로그램 제작진 중 한 사람은 "올 것이 왔다"면서 "시청률 경쟁에 내몰려 개그맨 사이의 군기와 집단문화를 바탕으로 개그프로그램 제작을 해온 방송사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로 다른 분야보다 개그맨들의 서열 문화는 남다르다. 프로그램의 성격상 조금은 배치되는 팀웤과 개인기를 모두 이끌어 내야 하는 까닭에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가 많이 작용한다. ''끼''가 넘치는 개그맨들의 팀웤을 위해선 프로그램 제작진의 연출력보다 선배의 말 한마디가 더 크고, 이를 위해선 저마다 튈려고 개그맨들의 ''끼''를 억눌려야만 한다. 또 ''끼''로 똘똘 뭉친 후배들이 차고 올라오는 것에 대해 언제나 선배들은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선배와 후배들의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진다면 개그프로그램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디어나 끼에 대한 조언(?)보다는 다른 이유로 후배들을 억누르기 일쑤다. 그게 간편한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이른바 ''기수문화''가 개그맨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또 밀려난 선배들은 방송관계자와의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후배 개그맨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자청한다. 자신들도 선배들로부터 ''보수 0원''의 행사에 동원되다보니 후배들에 대해서도 적정한 보수를 주는 것에 대해 인색하다. ''방송에 출연시켰는데 무슨 돈을 주니?"라는 말을 하는 선배의 말에 한 번이라도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싶은 후배들은 감지덕지인 것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문화를 조장하고 이용해서 시청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방송사에 더 큰 책임을 지울 수 밖에 없다. ''개그콘서트''의 경우 초창기 선-후배가 없이 아이디어의 승부를 통해 인기의 초석을 다졌으나 현재는 선배가 후배를 때리고, 후배는 때리는 선배의 매를 맞아가며 코너를 이끌어가야 하는 설움 속에 산다.

''웃찾사'' 역시 상업방송인 SBS의 특성상 ''개콘''에 대한 경쟁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면서 웃음의 기초부터 다지기보다는 개그맨 매니지먼트에 프로그램의 제작과 팀웤을 맡김으로써 비성장적인 개그맨의 선-후배 문화를 손쉽게 시청률 견인에 활용하다 곪아터진 것이 바로 ''웃찾사''의 노예계약 파문이다.

이번 사건들을 통해 개그맨들 사이에 선배는 후배를 사랑하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김대오 기자 MrVertigo @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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