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회의는 00카페에서 합니다. 3시까지 내려오세요.'
그를 포함해 팀원 4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기다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2시간 가까이 회의를 하고 잡담도 나눴다.
마스크를 낀 카페 직원이 옆 테이블을 정리하고 소독하면서 왔다갔다했지만 정씨 일행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18일 새로운 방역조치 시행으로 카페 매장 이용이 밤 9시까지 가능해지면서 식음료업계는 환영 속에서도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2명 이상이 커피와 음료, 간단한 디저트류만 주문할 경우 매장에 1시간 이내로 머물도록 한 '강력 권고' 사항을 두고 식음료업계에서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정부의 식당 및 카페의 방역 완화 조치에 "고객과 파트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방역수칙 잘 지키면서 안전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매장별로 방송 안내와 좌석 거리두기 등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8일 매장 영업을 앞두고 매장 소독과 점검을 실시한 할리스는 쌓아둔 의자와 탁자를 재배치하고 거리두기 안내 스티커를 테이블에 부착했다. 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안전 영업을 위한 방역지침을 재점검했다.
이디야는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2인 이상의 경우 매장 이용 1시간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디야 관계자는 "손님들이 카운터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매장 이용 한 시간을 고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손님들이 방역 지침에 따라 매장을 이용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오전에는 한산하던 카페 매장도 오후가 되자 손님들로 테이블이 하나 둘 채워졌다.
직장인 최모(27)씨는 "점심 먹고 바로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나와서 오랜만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니까 놀러온 기분"이라며 웃었다.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일명 '카공족' 손님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재택근무중인 유모(40)씨는 "집에서 일하면 집중도 안 되고 남편도 재택중이라 신경이 쓰였는데 카페에 나와서 일하니 집보다 일도 더 잘 되고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조건으로 내 건 '매장 이용 한 시간' 권고 사항이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매장 점주는 "마스크 써 달라는 요구에도 행패부리고 SNS에 매장 비방하는 이상한 내용 올리는 손님이 있었는데 나가라고 하면 무슨 반응을 보일 지 두렵다"고도 말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은 2명 이상 시 매장 이용이 한 시간까지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손님들에게 안내하지 않고 있었다.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 첫 날이다 보니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매장 이용 한 시간 권고 사항을 어떻게 손님들에게 안내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