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증상 회복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중대한 이상반응도 일으키지 않았지만, 임상 3상을 통해 중증으로의 이환을 막는다는 근거가 확증돼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증상 회복은 유의미한 효과, 경증→중증 진행 막는지는 불명확
식약처는 지난 17일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임상 2상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자문단 회의를 개최했다.
검증자문단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바이러스학 전문가, 임상 통계 전문가 등 임상시험 분야 외부 전문가 8명과 식약처 내부 '코로나19 치료제 허가전담심사팀'의 총괄검토팀, 임상심사팀 등 4인이 참석했다.
자문단은 셀트리온의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가 코로나19 증상에서 회복될 때까지 5.34일(체중 1kg 당 렉키로나주 40mg 투여)이 소요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음전 소요 시간)의 경우 치료제 투약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사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대신 자신이 직접 결합해 감염을 억제하는 작동원리를 갖기 때문에 음전 소요 시간이 줄어든다면 이같은 억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투약군과 위약군 사이 소요 시간에 뚜렷한 차이는 없던 것이다.
이에 대해 자문단은 체내 바이러스 농도를 감소시키는 경향은 관찰됐으며, 바이러스 측정 방법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시험방법 자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냈다.
투여받은 환자나 그렇지 않은 환자 모두 사망한 경우는 없어 사망률에 대한 효과도 파악할 수 없었다.
자문단은 이같은 항목은 추후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될 3상 임상시험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를 파악해야 한다고 자문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자문단은 고중성지방혈증, 고칼슘혈증 등의 이상사례가 나타나긴 했지만 이는 1상 임상시험에서 이미 확인돼 예측 가능한 이상사례라고 판단했다.
◇"3상 임상 전제로 허가해야…중증 대상 별도 임상시험 권고"
자문단은 렉키로나주에 대해 임상 3상 시험을 실시하는 것을 전제로 품목허가를 하되 몇가지 권고사항을 덧붙였다.
먼저 자문단은 항체치료제 투여 대상를 '코로나19 경증에서 중등증 성인 환자' 중 △실내 공기에서 산소포화도가 94%를 초과하는 자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는 자 △투여 전 7일 이내에 증상이 발현한 자로 권고했다.
또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충분한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경증·중등증에서 중증으로 이환되는 것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점을 확증해야 하고, 임상 현장에서 사용될 때 관련 기관과 별도로 논의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보조적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제와 기존의 중증 치료제, 면역 조절제 등을 병용한 별도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식약처는 셀트리온이 아직 제출하지 않은 일부 주요 심사자료(안정성 자료, 원료의약품 원료관리 일부 항목 등)의 제출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