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는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방안을 유엔에 제안했다고 밝혔고 우리 외교부도 이란 측의 관련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유엔 회비 납부 방법에 대한 이란의 최근 제안은 한국에 동결된 우리의 돈을 사용하는 방법이었다"면서 "이 방법으로 유엔 회비를 내기 위해 이란 중앙은행의 승인, 협상,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측 요청이 있었고 현재 이 부분과 관련, 외교부 포함 국내 관계부처와 기관, 유엔 등과도 가능한 방안이 있을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엔은 최근 유엔총회 의장단에 보낸 서한에서 이란과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국이 회비를 밀렸다고 밝히고 이들의 총회 투표권을 제한할 것을 요청했다.
이란의 미납 유엔 회비는 이들 국가 중 가장 많은 약 1625만 달러(180억원)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동결자금(70억 달러)에 비해서는 매우 소액인 유엔 회비 납부를 또 다른 방안으로 제안한 것은 유엔의 공신력을 이용한 다목적의 미국 압박 카드로 풀이된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란은 유엔이 회비 송금 과정에서 미국의 은행을 중계 금융기관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유엔의 안전한 송금 보장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이란의 우리 선박 억류 사건과 관련, 이란 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현지 호르무즈 해역에 급파했던 청해부대를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또, 선박 억류와 동결자금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선박 억류 근거인 해양오염에 대한 증거는 18일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