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점심시간에 찾은 서울 중구의 한 헬스장에는 운동을 하러 온 직장인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로 트레드밀 위를 뛰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근력 운동을 하는 이들 중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없었다. 점심시간 동안 운동하러 온 회원만 약 30명 정도였다.
직장인 허모(41)씨는 "오랜만에 운동을 해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진 게 느껴졌다"며 "코로나가 혹시 전염되거나 할까봐 많이 걱정은 되지만, 마스크 착용 등 많이 주의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까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점은 9시 이전까지는 그래도 계속 영업을 해왔는데 체육관은 아예 문을 열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면 경제활동 자체를 못 하는거라 응원하는 마음으로 더 조심하면서 꾸준히 가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헬스장이 6주 만에 문을 열면서 오픈 시간(오전 6시)에 맞춰 운동하러 온 시민들도 있었다. 장준훈 지점장은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까 오전 10시까지 출근시간대만 한 20~30명 정도 이용하고 갔다"며 "한 달 반 정도 쉬었는데, 운동하시던 분들 같은 경우엔 운동을 안하면 몸이 아프다. 많이들 좋아하시더라"고 전했다.
이날만 4명의 시민들이 해당 헬스장에 신규 등록을 하기도 했다. 신규 등록을 위해 헬스장을 찾은 인근 직장인 추모(32)씨는 "원래 다른 헬스장을 이용했었는데 거리두기 조치로 (헬스장이) 쉬면서 지금은 없어졌다"며 "여기 와서 문을 열었는지,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씨는 "운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갑자기 쉬게 됐다. 근데 '언제부터 다시 열린다' 이런 게 아니라 계속 (거리두기가) 연기 되면서 많이 답답했다"며 "거리두기 단계가 또 올라가거나 할 수 있으니까 헬스장을 등록할지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용산구의 한 헬스장 업주는 "샤워실이 안되면 방문하는 회원들의 수가 많이 줄어든다. 사우나나 수영장에서는 샤워실이 되는데 저희만 안되서 불합리하다"며 "집합금지가 오래되다 보니까 동파 관련 문제 등도 겹치면서 계속 피해액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페 내 '취식 허용'에 업주도, 시민들도 '반색'
카페에 대한 영업제한 조치도 일부 풀리면서 이날부터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게 됐다. 식당과 마찬가지로 오후 9시까지 매장에서 취식이 허용되고,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또 2명 이상이 커피나 음료, 간단한 디저트류만 주문한 경우에는 매장에 1시간 이내만 머물도록 권고된다.
카페를 이용중이던 직장인 박모(27)씨는 "그동안 카페 이용이 안되니까 밖에 있어도 갈 곳이 없어서 답답했다"며 "특히 외근할 때 시간이 애매한 경우 시간 때울 곳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제 들어가서 시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요새 날이 추워지면서 카페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반겼다.
이어 "근데 1시간 제한이 애매하다. 1시간 반이나 2시간 정도 머물고 싶었는데 눈치가 보인다"며 "다른 사람들도 (1시간 지나면) 나가는지 눈치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매장 내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OOOO에서 알려드립니다. 코로나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2인이상 1시간 착석 금지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음료 등 취식 외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한 개인카페 업주 한모(40)씨는 "오늘 날씨가 궂은 점도 있고, 정책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손님들이 많이 오거나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일단은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심적으로 안정됐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개인카페를 운영중인 고모씨 또한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환영한다"며 "우리 매장 같은 경우 홀 비중이 80~90%를 차지한다. 9시까지라도 영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에 대해 숨통이 조금 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