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없어도 리그 선두…대한항공·흥국생명이 기대된다

대한항공 임동혁(가운데).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없는 두 팀이 선두를 달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흥국생명이 주인공이다. 두 팀의 외국인 선수는 부상으로 시즌 중 아웃됐다. 토종 선수들로 경기를 치렀지만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각각 남자부와 여자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주 공격수로 득점을 내는 것을 감안하면 대한항공(15승8패·승점44)과 흥국생명(15승3패·승점43)의 1위는 전례 없는 특이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부터 활약한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지난해 11월 28일 KB손해보험과 2라운드 경기가 마지막이다. 당시 비예나는 부상으로 2세트 동안 1득점에 그쳤고 이후 코트에 서지 못했다.


3라운드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역할은 임동혁이 맡았다.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임동혁은 힘이 가득한 시원한 공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임동혁은 3라운드 경기당 평균 25.3득점을 기록했다. 4라운드는 경기당 평균 27.8득점으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비예나가 있었던 1라운드(경기당 8.8득점)와 2라운드(경기당 14.5득점) 기록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다.

청신호도 켜졌다. 지난 17일 자가 격리가 끝난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합류를 준비한다. 빠르면 오는 22일 OK금융그룹과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 남자부에서 역대급 선두권 싸움이 펼쳐진 만큼 요스바니는 대한항공에 새 엔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국생명 김연경(가운데). 한국배구연맹 제공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부터 함께한 루시아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루시아는 지난해 12월 5일 GS칼텍스와 3라운드 첫 경기를 끝으로 아웃됐다. 당시 루시아는 1세트 1-1에서 오픈 공격을 시도하던 중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10연승 행진을 멈추고 GS칼텍스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14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흥국생명은 루시아보다 강한 배구 여제 김연경이 있었다. 11년 만에 국내 리그로 복귀한 김연경은 이번 시즌 흥국생명의 중심이다. 모든 경기를 소화한 김연경은 경기당 평균 24.83득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김연경은 외국인 선수가 상위 랭킹에 포진한 득점 부문 순위에서도 5위(447득점)를 기록 중이다.

흥국생명은 대체 외국인 선수로 브루나를 뽑았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합류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 8일 입국한 브루나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다음 날인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인 브루나는 20일 치료가 끝나지만 바로 훈련에 투입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브루나의 상태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증상이 없을 때 훈련에 합류시키겠다는 것이 흥국생명의 설명이다. 브루나만 합류한다면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함께 정규 리그 우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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