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탄소 배출 안 줄이면 한반도 기온 7도나 오른다"

기상청, 2100년까지의 한반도 기후 변화 전망 발표
"탄소 중립에 성공하면 1.8도 정도로 억제 가능"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 중립' 시점인 2041~2060년에는 한반도 기온이 3.3도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18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보고서의 온실가스 배출 경로를 바탕으로 2100년까지의 한반도 기후 변화 전망을 발표했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저감 정책 실현을 가정한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41~2060년 한반도 기온이 1.8도 상승으로 억제된다"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한반도 기후 변화 전망을 △고탄소 시나리오(SSP5-8.5):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량 지속 △저탄소 시나리오(SSP1-2.6):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량 감축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탄소 시나리오에 따라 한반도 평균기온과 강수량의 변화는 현저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저탄소의 경우 기온 상승이 2도 내외로 유지되고 강수량의 변화도 크지 않으나, 고탄소 시나리오는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가까운 미래(2021~2040년)에는 눈에 띄지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도드라졌다. 기상청 변영화 연구관은 "중미래부터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기온 상승이 커지는 경향이 있고, 먼 미래에 탄소 억제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가까운 미래(2021~2040년) 한반도 기온이 현재보다 1.8도 올랐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1.6도 상승했다.

차이는 먼 미래(2081~2100년)에서 커진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돼 한반도 기온이 7도까지 상승하고 강수량은 14%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기온이 2.6도 오르고 강수량은 3%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극한기후 현상도 차이가 난다. 온난일과 한랭야 일수, 극한강수일 등이 주요 지표가 된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온난일이 26.4일, 집중호우로 볼 수 있는 상위 5% 극한강수일이 0.1일 증가한다. 극한기후 현상은 21세기 중반 이후 가속화돼, 먼 미래에는 폭염에 해당하는 온난일이 4배(93.4일) 급증하고 한랭야는 급격히 감소한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먼 미래 온난일이 2배(37.9일) 늘고 한랭야는 50% 감소해 고탄소 시나리오보다 영향이 완화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탄소 배출 조절에 따라 기온 상승 뿐 아니라, 호우와 같은 강수량 변화도 억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일 최대 강수량의 양인 상위 5% 극한강수일수를 보면, 고탄소 시나리오는 먼 미래에 약 2~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는 근미래와 먼 미래 간의 강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이 이번에 발표한 2100년까지의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은 국가 행정기관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된다.아울러 기상청은 오는 11월 '남한 상세(1km)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발표해 시·군·구별 기후변화 적응 대책 수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대에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하고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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