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이어온 해송 숲 지켜주세요"…靑 국민청원 제기

강릉시 송정해변 인근에 펼쳐진 해송 숲.
강원 강릉시 송정해변 인근 소나무 숲 일대에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사업이 추진돼 송림보호를 위한 주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관련기사: "700년 이어온 해송 숲 사라질 위기"…주민들 반발 확산)

해송 숲 보존회는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 게시판에 '700년 이어온 솔향강릉의 해송 숲을 꼭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솔향의 도시 강릉의 자랑인 해안가 소나무 숲 군락지가 숙박시설로 훼손될 위기에 직면했다"며 "한 사업자가 지난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소나무 숲에 숙박시설 허가를 한 것을 두고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지속적으로 강릉시에 건축허가 요청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어 "강릉시가 환경보존을 이유로 사실상 건축허가를 불허했지만 사업자가 이의를 제기해 강원도 행정심판이 열렸고, 다수의 위원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업자의 손을 들어줬다"며 "행정심판이 인용되는 과정에서 사업주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부실했음에도 인용된 것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축허가가 나서 공사가 시작되면 인근 소나무 숲 곳곳에서 비슷한 허가신청이 예정돼 있어 이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결국 해송 숲 전체는 사라질 것"이라며 "해송 숲은 강릉시민들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이용하며 누려야 하는 자연이 인간에게준 선물 같은 혜택"이라고 호소했다.

홍정현(47) 해송 숲 보존회장은 "숲이 훼손되면 다시 복원하기는 불가능하고 복원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해 아마도 우리세대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해송 숲을 꼭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청원했다. 해당 청원글에는 18일 오전 10시 기준 6200여 명의 국민이 동의했다.

강릉 송정동 해송 숲 일대에 개발행위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게시돼 있다. 전영래 기자
이와 관련해 강릉시는 사업자 측이 제출한 허가 신청에 대해 송림보호 등 5가지 보완 사항 미흡 등을 사유로 지난 15일 반려 처분을 내렸다.

강릉시 관계자는 "대체부지를 제시하는 등 그동안 사업자 측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며 "송림보호 차원에서 반려 처분을 내렸지만 사업자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추후 상황에 맞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자 측은 "강원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인용재결처분이 내려졌고, 마땅한 대체부지도 없는 상황에서 강릉시가 반려 처분을 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입장"이라며 "강원도에 진정을 제출하는 등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그동안 강릉시가 행정심판 결과를 수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규정·지침을 준수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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