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필요성을 일부라도 언급한다면, 위기에 몰린 이 대표의 위상이 단박에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민주당 내에서 나온다.
◇文대통령의 '플러스 알파'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면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 대표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답을 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조심스레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표가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사면론을 띄웠고, 문 대통령의 정치적인 짐을 먼저 나서서 덜어줬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면론 자체에 선을 긋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청와대 최재성 정무수석도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면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해야 되지 않느냐"면서도 "여당에서는 사과와 반성을 얘기를 했는데, 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사실 당에서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사면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일부 열어둔 셈이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사면론을 놓고 당 안팎에서 반발이 거세지자 국민적 공감대와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반성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대통령께서 이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하신 만큼 오늘 기자회견에선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원론적 입장에서 플러스 알파로 한 마디 더 해 주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답변을 내놓을 거라고 예측하는 배경엔 그를 대신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도 존재한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사면론은 검찰개혁 등 개혁 아젠다를 어느 정도 마무리지은 다음에 꺼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말이 있다"면서도 "민주당을 위해선 이 대표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대표에게 실망한 친문을 향한 구애에 나섰지만, 친문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당내 기류는 여전히 견고하다.
당원게시판만 보더라도 이 대표의 사면론에 뿔난 당원들조차 여전히 이 대표의 사퇴보다 이 지사의 출당을 원하는 분위기다.
또 문 대통령이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지휘해야 할 당 지도부의 힘을 빼는 언급은 하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이날 사면과 관련해 '플러스 알파' 발언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이 대표를 향한 분위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이 대표가 정책적 트레이드마크로 꺼내든 이익공유제나 신복지체계 모두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어느 시대 어느 정치인이 이 대표처럼 '통합'을 내세우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냐"며 "하지만 그 시기가 안 맞으면 불우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대의 책무를 대통령 하려고 저버리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