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속초고성양양환경연합은 보도자료를 내고 "속초시는 어제(14일) '범바위 일원에서 무료로 영화를 촬영한다는 것은 예산절감 효과는 물론 지대한 홍보효과, 지역명소화가 가능하다'고 입장을 내놓았다"며 "문화재 훼손에 큰 책임이 있는 속초시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훼손행위를 정당화하고 나선 것에 크게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미 훼손된 부분은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며 "소중한 문화재를 훼손하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속초시는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의 하나로 범바위 자체에 인공조명 투광, 정자 처마투광, 보행로 스텝 조명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소중한 자연유산을 인공조명으로 밝혀 야간 유원지로 만들겠다는 발상에 우리는 경악하고, 해당사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는 속초시와 속초시의회에 '범바위 보존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2019년 3월 시의회에서 통과한 '속초시 향토문화유산 보호관리조례'에 입각해 "범바위를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하라"는 촉구안이다. 영랑호 범바위를 속초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은 '지역문화유산 보존 의지의 발로'라는 설명이다.
속초 8경 중 제2경인 영랑호 범바위는 둘레 8km, 넓이 36만 평의 거대한 자연호수 영랑호에 잠겨 있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범의 형상을 하고 있어 '범바위'로 불리며, 영랑호 전체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어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2011년 '한국의 지질 다양성 강원도 편' 보고서에는 영랑호 범바위의 핵석과 토오르(tor)는 지질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질자원으로, 보존의 가치가 높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