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형 연식 변경을 통해 전동화를 강화하는데, 전라인업에 있어서 전기차 모델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방식이다. 이에 앞서 이미 지난해 전체 모델에서 디젤 엔진 트림을 삭제하면서 '친환경 주도권' 전략을 편 바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은 XC40 BEV(순수전기차), XC60‧90 MHEV(마일드하이브리드) 등 세 가지다. XC레인지는 SUV 라인업을 의미한다. BEV는 전력원으로 배터리만을 사용하는 반면, MHEV는 가솔린 엔진에 48V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모터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HEV(하이브리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은 배터리에 의한 전기모터 구동 구간과 가솔린 엔진 추동 구간을 구분하지만, MHEV는 모터만의 구동은 불가능해 가장 소극적인 '준(準)전동화' 형태다.
올해 변화의 골자는 MHEV 모델을 볼보자동차 전라인업에 걸쳐 적용하는 데 있다.
MHEV는 가솔린 엔진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전동화는 아니다. 그러나 가솔린 엔진만을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서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면에서 유리하다. 대용량 배터리 사용에 따른 차량의 구조 변경, 무게 증가 등 급격한 비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사용자 측면에선 본격적인 전기차의 부족한 충전 인프라, 증명되지 않은 위험성 등의 불안정한 요인이 주는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다. 때문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앞서 MHEV가 한동안 전동화 흐름에서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올해 신차 중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의 가솔린 트림, BMW 5시리즈의 디젤 트림에도 MHEV 기술이 적용돼 있다. 국내에선 이미 기술이 확보돼 있지만, 2009년 현대차가 일부 모델에 적용한 뒤 명맥이 끊겼다.
볼보에선 이번에 XC60과 XC90에 각각 B5‧B6, B6 엔진이 적용된다. 같은 SUV 트림 내에선 XC40에 B4 엔진이 적용돼 있었지만, XC60‧90은 PHEV 모델만 있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단(S레인지)과 웨건(크로스오버‧CC레인지) 모델들에는 이미 지난해 MHEV 적용이 완료됐다. S60‧90, V60‧90 등은 B5 엔진을 사용한다.
전동화에 앞서 볼보의 엔진 구분은 가솔린(T), 디젤(D) 엔진 이름의 뒷부분에 숫자로 출력을 나타냈다. 다운사이징이 대세였던 당시 T4‧T5가 터보차저를, T6는 슈퍼차저를 각각 장착했었는데, 이들 엔진들에 48V 배터리를 장착하면서 B4‧B5‧B6 식으로 이름을 바꿨다.
모든 엔진 트림이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하며, B5의 최대출력이 250마력, B6는 300마력에 달한다.
보다 공격적인 전동화 정책인 순수전기차(BEV)는 엔트리 SUV 모델인 XC40에 먼저 적용한다. 'XC40 리차지'로 명명된 BEV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km(WLTP 기준)에 달하고, 구글 안드로이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 탑재된다.
XC40 리차지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B4 엔진의 MHEV 모델은 트림 별로 4670~513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른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이 6000만원 미만이기 때문에 이 기준을 중심으로 가격 정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차들의 출시 시점은 XC40 리차지의 경우 하반기로 예정돼 있고, XC60‧90 MHEV 모델들은 1분기에 출시된다.
볼보차코리아의 2020년 총 판매량은 전년(1만570대) 대비 21% 성장한 1만 2798대로 2년 연속 1만대 클럽을 달성했다. 올해는 이보다 기준을 올려서 1만 5000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