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억 증발' 제주 카지노 사건…공범 2명도 있었다

경찰, 주범격인 외국인 임원도 추적…피해액 일부 추정 120억도 회수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고상현 기자

제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 145억여 원 증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현금 다발과 함께 자취를 감춘 외국인 임원을 쫓는 가운데 공범 2명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13일 랜딩카지노 현금 다발 도난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국적의 카지노 재무담당 임원 A(55·여)씨와 함께 추가로 30대 중국인 남성 B씨 등 2명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며, 나머지 1명(30대)은 국내에 체류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새롭게 확인된 공범 2명은 랜딩카지노 직원은 아니며, 카지노 고객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이들의 범행 관계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A씨는 '업무상 횡령', B씨 등 2명은 '업무상 횡령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모두 피의자 신분이다.

경찰은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A씨가 머물렀던 신화월드 내 숙소 등지에서도 압수수색을 통해 주요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랜딩카지노 측은 VIP 고객 물품보관소에 있는 여러 금고에서 현금 145억 6000만 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날인 5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금고들은 현재 자취를 감춘 A씨가 사용하던 금고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도난당한 금고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VIP 고객 금고에서 피해 금액으로 추정되는 81억여 원을 발견했다.

아울러 A씨와 관련 있는 제주시 모처에서 현금 수십억 원을 추가로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피해 금액 145억여 원 중 120억여 원을 회수했다. 남은 현금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신화월드 제공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카지노 보안 규정을 지키며 현금을 빼돌렸다. 보안 규정상 회사 직원이 동행한 상태에서 VIP 고객 금고를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열쇠와 고객 열쇠로 금고를 열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랜딩카지노 측에서도 수상한 낌새는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정확한 범행 기간이나 과정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돈의 출처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업체 측에서는 "본사인 람정 인터내셔널이 맡겨둔 돈"이라고 설명했지만, 왜 A씨 명의의 고객 금고에 보관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자금 출처뿐만 아니라 실제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피해자는 랜딩카지노이지만, 향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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