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IPO 대세는 금융·화학에서 IT·바이오로

코스피가 3000까지 오는 동안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으로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가 분석한 'KOSPI 3000 시대 IPO 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코스피 IPO 시장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화학·철강 등 제조업에서 IT 기반의 서비스업·의약품 업종으로 다각화됐다.

시기별·업종별로 신규 상장 기업 수의 비중을 살펴보면 코스피가 1000포인트에 도달한 1989년 3월 이전까지는 기간산업의 상장이 활발했다.


당시 금융업이 1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SK증권 등의 증권사가 증시에 입성했다.

에쓰오일·금호 등의 화학 업종(12.5%), 현대제철·동국제강·동부제철·포스코 등의 철강·금속 업종(7.3%)의 비중도 컸다.

이후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2007년까지는 영화, 방송, 광고 중심의 서비스 업종 상장이 크게 늘었다. CGV, SBS, 제일기획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1989년 이전까지 3.7%에 불과하던 서비스업의 비중이 10.3%로 대폭 커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업종과 운수장비 업종의 상장도 많아졌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모비스 등이 새로 코스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코스피 3000시대를 연 올해까지 IPO 시장에서는 IT·바이오 업종이 부상했다.

이 기간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넷마블 등 IT에 기반한 기업들의 상장이 증가했다. 이에 서비스 업종의 비중이 22.8%로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 바이오 기업의 상장도 늘어 이전 시기 3.3%이던 의약품 업종의 비중은 5.5%로 증가했다.

2008년 이후 공모 금액이 5천억원 이상인 기업들을 보면 서비스업이 3개사, 의약품 업종이 2개사로 금융업(4개사) 다음으로 많아 IT·바이오 기업들의 공모 규모가 대형화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상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변화도 있었다.

거래소는 2014년 규모와 경영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인 우량기업에 대해서는 심사요건을 완화하고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신속 상장 제도(패스트트랙·Fast track)를 도입했다.

2015년에는 기업의 외형뿐만 아니라 성장성도 평가하도록 상장 요건을 다양화하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SDS·카카오·포스코케미칼·한화시스템 등 10개사가 패스트트랙을 통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 등 5개사가 성장성 요건을 통해서 증시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들 기업은 현재 코스피를 지탱하는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코스피 3000을 이끈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 중 2008년 이후 상장한 기업은 총 23개사(이전 상장 포함)였다. 이중 IT·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 대표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고 거래소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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